인천시가 11월 28일 굴업도 골프장 건설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 때 송영길 인천시장이 공약화한 지 1년 6개월 만의 일로, 비록 늦었지만 환영한다.

솔직히 굴업도 문제는 진작 해결해야할 지역 현안이었다. 이 문제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야 3당과 시민사회와 맺은 정책공약 88개 가운데 하나였고, 당시 송 시장도 직접 ‘굴업도 골프장 반대 및 덕적군도 해양공원 추진’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시는 이러한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지 못하고 지역개발 논리에 휩싸여 개발에 찬성하는 듯한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최근 씨제이(CJ)가 기존의 안과 큰 차이가 없는 골프장 중심의 굴업도 개발안을 옹진군에 제출해 또다시 지역주민사이의 찬반 갈등과 대립이 격화될 상황이었다. 한편으로는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모임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4대 종단 종교인들은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굴업도 골프장 건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굴업도의 지속가능한 보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중앙정부도 굴업도 개발계획에 부정적이었다. 2009년 굴업도 골프장 계획에 ‘부동의’ 입장을 밝힌 바 있었던 환경부에서도 최근 또다시 멸종위기종 서식지에는 골프장 건설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굴업도 개머리초지의 골프장 건설계획은 승인받기가 불가능했다. 또한 문화재청에서도 굴업도의 토끼섬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행정절차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더더욱 굴업도의 대규모 리조트 개발계획은 사실상 승인받기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제 굴업도에 골프장을 비롯한 대규모 소비지향적인 리조트를 건설하려고 했던 씨제이(CJ)는 사업계획을 중단하고 변경해야한다. 친환경적인 기업이미지는 환경이 훼손된 지역을 복원하는 것이지, 생태계가 아름다운 지역을 인공리조트로 만드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직시해야할 것이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에 찬성입장을 견지했던 옹진군과 일부 주민들도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굴업도의 생태계를 보전하는 노력을 함께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이제는 아름다운 생태계를 갖고 있는 굴업도를 포함한 덕적군도를 어떻게 보전하고, 또한 어떻게 생태관광을 활성화시킬 것인가를 모색해야한다.

옹진군의 굴업도가 아니라, 인천의 굴업도이고, 수도권의 굴업도이자, 한국의 굴업도, 나아가 세계가 인정하는 아름다운 생태계를 갖고 있는 굴업도가 될 수 있도록 덕적군도와 함께 보전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적극 협조할 것이다.

/굴업도를 지키는 시민단체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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