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새얼아침대화서 “기업가 도전정신 필요”

“인천에서 저보다 큰 사업 하는 분 없을 것이다. 돈 벌어서 서울 가는데, 알아봐주는 사람 없다. 전 세계에 10개밖에 없는 기업이지만, 인천 인력수준 나쁘지 않다. 저 따라 삼성과 동아가 들어왔고, 연구소도 들어온다. 금융이 가깝다고 서포트(support)되는 거 아니다. 한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흔히 금융시스템이 못 따라 간다고 하는데, 그 얘기는 정경유착이 있던 옛 이야기다. 인천은 10년 후 세계적 도시가 될 것이다”

“미국에 애플 같은 기업이 왜 많겠냐? 정부가 서포트를 잘해서가 아니다. 도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한두 명이 미국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인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서로 격려하면… 10년 전보다 지금의 인천이 더 좋아지지 않았냐”

1957년 충북 청주 출생
1977년 제물포고등학교 졸업
1983년 건국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1983년 삼성전기 입사
1986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1991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부문 고문
2002년 넥솔바이오텍 창업
2009년 셀트리온ㆍ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 회장
10년 만에 빌리어네어 된 서정진 대표

자신의 노력으로 10여년 만에 전 세계에 1000명 정도밖에 없는 빌리어네어(Billionare: 10억 달러 이상 자산가) 클럽에 이름으로 올린 셀트리온(Celltrion) 서정진(54ㆍ사진) 대표의 말이다. 서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308회 새얼아침대화의 ‘기업가 정신’이란 주제 강연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서 대표는 2000년 연수구청 창업보육센터에서 자본금 5000만원으로 기업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10대 바이오 항체 의약품 제조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이건희 회장 등과 함께 국내에 30여명밖에 없다는 빌리어네어에도 포함된 신화적 인물이다.

셀트리온은 단백질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기반기술, 미국 FDA 인증 설비 확보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종합생명공학회사로 성장했다. 미국, 호주, 프랑스 등의 다국적 제약회사와 장기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급성장해 2008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작년엔 2공장도 증설했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 오시밀러(biosimilar)를 판매해 내년부터는 말 그대로 떼돈을 번다. 전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1000조원 정도로 단일산업으로 가장 크다. 1000조원 시장에서 호르몬과 효소를 만드는 회사는 500여개이며, 알약회사는 1만개 정도다. 백신을 만드는 회사도 1000개 정도가 된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포함된 항체시장은 150조원으로 10여 곳에 불과하다.

서 대표는 “자동차 500조, 반도체 400조원이지만, 제약시장은 1000조원으로 단일산업으로 가장 크다. 제약시장 중 항체시장은 150조원이고, 세계 10여개 회사가 항체시장을 이끈다”고 한 뒤 “기술개발도 못 한 상황에서 직원 한 사람만 데리고 맨손으로 러시아까지 날아가 약을 만드는데, 돈이 없어 어려우니 미리 돈을 투자해주면 장래 러시아에서의 판권을 보장하겠다고 설득했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그는 또한 “원대한 꿈을 꾸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감과 보람을 느껴야한다”며 “미래를 바라볼 때 상식적으로 봐야하고, 그 상식이 흔들리지 않아야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고 탐색하는 정신과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최소화시키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38회 새얼 아침대화.<출처ㆍ새얼문화재단>
“돈 벌면 서울 왜 가냐? 인천, 기업하기 좋은 곳”

특히 서 대표는 인천 기업인으로서 인천의 정체성과 인프라에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인천에서 저보다 큰 사업 하는 분 없을 것이다. 인천에서 기업이 크면 제다 서울로 간다. 저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울 가봐야 알아봐주는 사람 아무도 없다. 전 세계에 10개밖에 없는 기업이지만, 인천 인력수준 나쁘지 않다. 저 따라 삼성과 동아가 (인천에) 들어왔고, 연구소도 들어온다. 금융이 가깝다고 서포트되는 거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인천은 10년 후 세계적 도시가 될 것이다”

서 대표는 “인천이 더 좋은 도시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 훗날 좋은 추억들을 함께 나누자”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강연에 앞서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도 “280만명이 사는 인천에 인물이 없다는 얘기를 역대 정권에서 했다. 한 때 호남 분들이 호남 홀대를 이야기했지만, 인천은 그보다도 못한 홀대를 받았다”며 “인천엔 많은 인물이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인천시민들의 의견을 추려 정확하게 표출해야한다”고 정체성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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