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직책임자 공모 후 아직까지 임명 못해 ... 자녀 교육 문제 '도마'

▲ 홍영표 국회의원(54.부평을)
19대 총선(2012년 4월 11일)을 2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부평<을>의 현재 상황을 보면 민주당 내에서 홍영표(54) 의원과 경쟁할 잠재적 후보군이 없다. 더욱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의 후보군도 뚜렷하지 않다. 민주노동당 김응호 부평구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나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나라당이 지난 8월에 부평<을> 조직위원장(옛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공모한 뒤 아직까지 임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홍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2009년 부평<을> 재선거를 전후해 사실상 부평<을> 조직 책임자를 세우지 못했다. 이재훈 전 위원장이 재선거 이후에도 위원장을 맡았지만 활동이 없었다.

홍 의원실은 한나라당의 위원장 공모에 참여한 인사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타당 후보를 거론 안 하는 것이 맞지만, MB(=이명박)의 낙하산, 각종 잡음이 있는 후보들이 위원장 공모에 참여했다.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오히려 거물급이 낙하산으로 내려올까 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 ‘시대적 운’ 이어지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80년대 학생운동을 거쳐 대우자동차(현 한국지엠) 용접공으로 취업하면서 부평과 연을 맺었다. 그 뒤 1990년 대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는 등 노동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다 돌연 대우차 영국 법인 본부장으로 갔다. 당시 노동운동을 함께 했던 동료들은 홍 의원을 ‘김우중 장학생’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2000년 초에 귀국한 홍 의원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과 함께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하면서 부평<갑>지구당 위원장을 맡았다. 17대 총선에서 부평<갑>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문병호 현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에게 패배했다. 그 뒤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실과 재정경제부 FTA(자유무역협정) 국내 대책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18대 총선에선 홍미영 현 부평구청장과 당내 경선을 치러 공천됐지만, 한나라당 구본철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구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2009년 4월 29일 재선거가 치러졌고, 재력도 조직력도 미흡했던 홍 의원은 최용규 전 의원의 지지를 업고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부평<을> 재선거의 쟁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과 내수에 타격을 입은 지엠대우(현 한국지엠)의 생존 방안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차관 출신인 이재훈씨를 공천했다. 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 ‘중간심판론’을 들고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두 번의 고배가 있었지만, 홍 의원은 현재까지 ‘시대적 운’이 있는 정치인으로 보인다. 더욱이 내년 총선은 이명박 정부와 집권 여당 ‘심판론’이 주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의 경제 위기도 야당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홍 의원, 중앙 역할 커지면서 지역기반 확보 숙제

초선임에도 중앙당에서 홍 의원의 역할은 재선 의원급이란 평가다. 현재 원내 대변인, 당 노동특별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다. 또한 야권연대특별위원회 간사, 당내 최대 계파 모임인 진보개혁모임 간사도 맡고 있다.

재선거로 입성한 홍 의원이 중량급 정치인으로 급부상한 데에는 당의 속사정이 있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도권 의원이 몇 명 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 전문가는 더욱 없었다. 사회양극화와 함께 대두되는 각종 노동현안을 대응할 의원이 필요했다.

이렇게 주요 활동무대가 중앙정치가 되다 보니, 지역구에서 대중성과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게 홍 의원의 숙제라 할 수 있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국정감사를 끝내고 선거체제로 들어간다. 중소 규모의 의정보고회를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교체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투표율만 보장되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의 자녀가 타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게 내년 총선에서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첫째 딸은 고교시절부터 미국에서 공부해 현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둘째 딸의 경우도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건 입방아에 오를 수 있기 때문.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부평의 교육환경을 개선해야할 지역구 의원의 자녀가 외국이나 타지에서 공부한다는 건, 지역 유권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실 관계자는 “영국에서 생활할 때 가족이 함께 갔고, 귀국한 뒤 작은 딸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서울에서 공부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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