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이렇게 릴케의 시가 생각나는 가을과 함께 우리 민족 최고의 명절 추석이 오고 있다. 이때가 되면 우체국은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주고 받는 선물로 가득하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되고 홈쇼핑이 일상이 돼버린 지금, 택배는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돼버렸다. 그러다 보니 우체국을 이용하는 소포우편물은 매년 10% 넘게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증가는 지속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우체국은 참 재미나고 당황스런 경험도 하게 된다. 우편물에 발송인과 수취인을 기재해야하는데, 현실과 사이버를 혼동해 사이버상에서 사용하는 아이디나 닉네임을 성명으로 기재하는가하면, 수취인이 우편물을 받지 못하면 발송인에게 반송해야하나 발송인이 수취를 거절해 해당 소포가 미아 소포가 되는 이상한 경우도 있다.

벌써 시작된 추석 선물 택배우편물로 우체국은 비상사태다. 직원들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 늦게까지 배달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밤 12시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배달기일을 지키지 못해 지연배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우편물 접수 시 지연배달 안내를 하고 있으며, 당일특급이나 익일오전특급 우편물과 부패할 가능성이 있는 우편물은 접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체국을 통해 물건을 보내는 경우 이번 주를 피해서 발송하거나, 지연배달을 감안해 고기처럼 부패할 수 있는 우편물은 발송을 지양해야한다.

또한 사이버상에서 사용하는 아이디나 닉네임을 수취인 성명으로 기재하는 경우 우편물 배달에 많은 지장을 준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심군섭 인천계양우체국 우편물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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