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로당 최고! 청천2동 소담경로당]

▲ 말복을 하루 앞둔 12일, 청천2동 소담경로당 회원들이 주변 도움으로 차려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청천2동 청천새마을금고 뒤편 주택가에 2008년 4월 문을 연 소담경로당. 구립 소담어린이집과 한 건물에 나란히 있는데, 아담한 모습이 주변 주택들과 잘 어울린다. 경로당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태우(80) 회장을 비롯한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길쭉한 방,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이 둘로 나뉘어 앉아 있는 걸보니 왼쪽이 할머니 방, 오른쪽이 할아버지 방인가 보다. 서로를 나눌 수 있도록 칸막이 두 개가 벽 쪽으로 밀쳐있다.

내부 구조가 여느 경로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독 깨끗하고 잘 정리돼있는 모습이다. 방 한가운데 주방 쪽 벽에 ‘마지막 인생 봉사로 꽃피우자’는 손글씨가 인상적이다.

소담경로당의 현재 회원은 35명.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거의 반반이다. 최고령은 94세이고,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엄두수씨가 68세로 막내다. 12일 점심 무렵, 최근 청천1동에 온 양기환 동장과 주민자치위원회 복지분과장이 함께 들어선 뒤 기다리던 점심식사가 시작됐다. 오늘의 주요 메뉴는 돼지갈비.

다음날이 말복이라고 김광수 전 주민자치위원장이 가져왔다. 구성모 전 주민자치위원이 한우 사골도 가져왔는데, 그것은 나중에 먹기로 했다.

한태우 회장은 “김광수 전 자치 위원장과 구성모 전 자치위원이 물심양면으로 경로당을 많이 도와줘, 늘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또한 자유총연맹 청천2동지회(지회장 서철모)에서 경로당과 결연하고 매달 5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경로당 운영이 어렵다. 1인당 입회비 2만원과 월 회비 3000원으로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날마다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건 쉽지 않다.

▲ 한태우 회장.
한 회장은 “구청에서 분기별로 46만~48만원 지원받는데, 공동주택에 있는 경로당과는 달리 가스‧전기‧전화세 등도 내야하니 빠듯하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숟가락, 밥그릇 하나도 직접 마련해야 했다”며 “주변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 회장은 경로당 살림살이에 더욱 신경을 쓴다. 매월 말일 월례회를 여는데, 그 때마다 10원도 빼놓지 않고 결산을 공개한다. 주변에서 후원한 물품도 빼놓지 않고 보고한다.

아울러 소담경로당에는 좋은 이웃이 있다. 날마다 얼굴을 마주하는 소담어린이집이다. 이날도 윤문경 소담어린이집 원장이 건너와 점심식사 일손을 도왔다. 마치 한 식구처럼.

윤 원장은 “같이 있어서 저희는 참 좋아요. 설이 되면 아이들에게 세뱃돈도 주시고, 어린이날이나 졸업할 때면 선물을 주세요. 달마다 예절교육도 해주시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시죠. 이렇게 왔다 갔다 해요”라고 말했다. 예절교육은 엄도수 사무국장이 맡아 한다.

어느덧 돼지갈비가 지글지글 익자, 한 할아버지가 가위를 들고 돌아다니며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신다. 알고 보니 남성 가운데 최고령인 이상희(82) 할아버지다. 다른 노인들이 만류하는데도 “원래 고참이 잘 하는 법”이라며 웃으신다.

식사를 마친 뒤 김봉수(76) 할머니는 “경로당이 들어선 이후 날마다 나온다. 서로 이야기 나누고 점심밥 같이 먹고 같이 놀며 하루를 지낸다. 서로 우애가 좋아 화합이 잘돼 참 좋다”고 자랑했다.

김광수 전 자치위원장은 “경로당 살림을 일일이 공개하면서 투명하게 운영하고, 내 집처럼 깨끗하게 가꾸다보니 모두가 불화 없이 잘 지내시는 것”이라며 “그래 주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도울 일이 있으면 돕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