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혜경 전국학교비정규직단일노동조합 인천지부장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정규직과 같은 수준으로 근무하지만,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이나 ‘3분의 1’ 정도다. 또한 교육청에서는 정년이 보장된다고 하지만, 항상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인천시의회 강병수ㆍ이수영ㆍ이한구ㆍ정수영 의원은 지난 7월 27일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특히 인천지역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가 가장 열악하다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29일부터 인천시교육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고혜경 전국학교비정규직단일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고혜경 전국학교비정규직단일노동조합 인천지부장이 7월 29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한 학교에서 근무기간이 2년을 넘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정년이 보장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 학교도 매년 학생이 150명씩 줄고 있는데 내년에는 비정규직 1명을 정리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벌써 나온다. 그래서 학교에선 비정규직에게 서로 근무평점을 매기게 하고 있다.

점수가 낮게 나오면 정리해고 대상이 되는 거다. 이간질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비인간적인 처우가 어디 있나? 평점을 서로에게 매길 수 없다고 거부하긴 했지만, 매년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비정규직 조리종사원으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고혜경 지부장은 이렇게 한탄했다. 고 지부장은 10년째 근무 중이지만 받는 월급은 4대 보험료와 세금을 제하면 83만원 정도다. 지난해에는 80만원이 겨우 넘었지만, 올해는 그나마 공무원 월급이 5.1% 인상되면서 3만원 정도가 오른 것이다.

고 지부장은 “신규 조리종사원이 들어와 일을 배우는 데 6개월이나 1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일을 가르치며 일하는 10년 된 노동자와 일을 배우는 노동자가 임금이 똑같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일하는 것에 비해 임금이 너무 적다. 공무원처럼 호봉제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 지부장은 학교와 영양교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대부분 학교에서 조용히 덮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한 초등학교의 비정규직 조리종사원이 방학 중에 일방적으로 해고 통지 공문을 받는 일도 있었다.

때문에 고 지부장은 학교 비정규직의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평상 시 잘 나서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 지부장을 맡았다. 고 지부장은 조합원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고용불안 문제와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비정규직을 학교별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교육청이 직접 고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공무원처럼 호봉제로 고용해서 저임금 문제도 해결해야한다. 정부가 나서서 공공기관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해놓고, 학교 현장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제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인천시교육청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760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노조 측에서는 기간제 교사나 인턴 교사 등을 포함해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은 영양사ㆍ사서ㆍ운동부지도자ㆍ교무보조원ㆍ유치원종일제강사ㆍ조리종사원ㆍ특수교육보조원ㆍ전산보조원 등이 있으며, 계약일수가 245일~365일 등 직종에 따라 다양하다. 연봉도 계약일수에 따라 최저 670여만원에서 최고 1790여만원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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