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부평구가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을 앞두고 지역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그동안 구청장이 독점적으로 행사해왔던 예산편성권을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지역위원의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그 위원을 8월 말까지 모집한다고 한다.

주민참여예산은 예산편성권한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재정민주주의의 실천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100개 이상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형식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자치단체장은 한정된 예산으로 공약을 이행해야한다. 할 일은 많은데 재정은 늘 부족하다. 특히 최근 많은 지자체가 재정위기를 맞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가 형식으로 운영되거나 아직도 제도 시행을 미루고 있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참여예산제도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머리를 맞대야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다양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 합리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인지를 활발하게 논의해야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주민참여예산제의 가장 핵심인 ‘동 지역위원회’의 필요와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개방

지역위원회에 다양한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는 관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치단체는 조례에 지역위원회(동 또는 면 단위)가 없고 시ㆍ구 단위 위원회만 두고 있기도 하다. 위원회가 있다 해도 10명 내외로 구성하고 있다. 이는 껍데기, 형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반드시 지역위원회를 둬야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부평구의 지역회위원회는 동별 30명으로 구성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신청자가 30명이 넘으면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지역위원회는 동 총회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최근 연수구의 몇몇 동 지역위원회가 총회를 개최했다. 첫 실험이라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주민 누구나 자신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표출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 것이 지방자치, 주민참여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부평구는 자생단체 추천이나 공개모집을 통해 지역위원을 구성하려한다. 추천보다는 모집이 더 민주적이다. 더하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동호회, 소상공인회, 여성·노인·청년회, 청소년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진행된 부평지역 청소년 예산캠프는 큰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예산(사업)이 어떤 것들인지 스스로 논하고 종합된 의견을 제출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직접 실천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역위원회에 전문가도 참여하도록 해 공공성에 부합하는 의견을 집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위원회는 공공의 요구를 민주적으로 담아내야한다.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몇몇 목소리 큰 명망가나 단체가 참여하는 지역위원회라고 한다면 의미가 없다.

찾아가는 예산설명회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을 이해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따라서 지역위원 모집도 생소할 수 있다. 많은 주민들이 알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찾아가는 예산학교, 예산설명회다.

지금 부평구와 참여예산연구회가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각종 모임, 회의, 교육 등 기회가 주어지면 어디든 찾아가고 있다. 모임이나 회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짧은 시간(15~20분)을 할애 받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5분짜리 동영상을 방영한다. 그리고 간단하게 설명을 곁들인 후, 참여와 제안을 요청하고 있다.

부평구의 재정위기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구의 일방적 예산편성이 재정위기를 초래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주민들이 나서서 직접 예산편성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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