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보릿고개를 넘으면서 배고픈 서러움을 많이 겪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기름진 음식 등을 많이 먹어서 비만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살을 빼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다. 하지만 살을 빼기 위해 과도한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살을 빼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는데, 약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그래서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은 마음껏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 또는 밀가루 음식인 빵, 면 종류, 고구마 등은 주성분이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탄수화물은 기본단위가 거의 대부분 포도당이며, 또한 포도당이 여러 개 뭉쳐서 다당류의 형태로 구성돼있다. 다당류는 흡수가 안 되며 다당류가 분해돼 단당류의 형태로 돼야 우리 몸에 쉽게 흡수되고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빨리 배가 고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 또는 동물의 위장에서는 이러한 다당류들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단당류로 분해된 탄수화물을 흡수하게 된다. 그러나 탄수화물의 구조상 위장에 소화효소가 충분히 존재해도 분해를 잘 못하는 다당류들이 자연계에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음식물을 먹으면 배는 부르지만 흡수되는 비율이 낮아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돼지감자다. 돼지감자에는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으나 상당량이 우리 인체가 잘 소화하지 못하는 탄수화물이거나 소화돼도 이용을 못하고 배출되는 탄수화물이다.

돼지감자의 탄수화물은 주성분이 이눌린이다. 이눌린은 칼로리가 상당히 낮으며 위장의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가 되지 않아 흡수가 잘 안 된다. 돼지감자에는 이렇게 다이어트에 좋은 탄수화물 외에도 우리 몸에 좋은 성분들이 상당히 많다. 일반 감자의 이눌린 성분이 0.2~3%가량인데 비해 돼지감자의 이눌린은 15~20%가량이다.

이눌린은 혈당치를 상승시키지 않고 인슐린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피곤해진 췌장을 쉬게 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돼지감자를 ‘천연의 인슐린’이라고도 한다. 이밖에도 돼지감자가 어느 정도 숙성되면 이눌린 등이 분해돼 과당이 생성되는데, 이러한 과당이 당뇨병, 약물중독, 알코올중독 등의 주사제로 쓰이는 등 우리 몸을 좋게 하는 경우가 많다. 과당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한다. 따라서 숙취해소의 목적으로 돼지감자를 먹을 때에는 어느 정도 숙성돼 과당 생성량이 증대됐을 때가 좋다.

돼지감자를 먹는 방법으로는 일반 감자처럼 익혀먹기도 하고 생즙으로 만들거나 날로 먹기도 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눌린이 다량으로 함유된 ‘플라워’라 불리는 꽃의 뿌리 열매를 많이 섭취하는데, 그래서인지 당뇨병 환자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강한철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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