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절인 물과 도마에 곰팡이 … 위생관리 점검서류 조작 의혹
업체 사장 “방중 대청소 기간이라 그런 것”

인천지역 학교급식에 김치를 납품하는 업체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들은 해당업체가 학교급식에 납품하지 못하도록 퇴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과 20일 <부평신문>에 제보한 학부모들은 인천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 30여개에 급식 식재료인 김치를 납품하는 A업체를 지난 18일 방문한 결과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비위생적 환경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보내온 사진을 보면, 배추를 절인 물에는 배추 찌꺼기가 가득한데다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배추를 자르는 도마에도 시커먼 곰팡이가 피어있는 듯 보였다. 뜰채와 빗자루, 위생 치마는 한 곳에서 뒹굴고 있었다.

또한 학부모들은 해당 업체가 원ㆍ부재료 창고와 냉장고, 완제품 출고 냉장고 등의 위생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서류를 미리 작성하는 등 서류를 조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18일에 A업체를 방문한 이들이 <부평신문>에 보내온 사진을 보면, 위생 상태를 점검해 기록하는 서류에는 7월 23일까지 ‘점검결과 양호하다’는 동그라미(○)가 미리 쳐져 있다.

이 학부모들은 학교 급식소위원회 위원들이다. 초교 5곳이 함께 급식재료를 공동 구매하는데, 이들은 공동구매 업체가 선정된 후 지난 5일 선정 업체들을 방문한 데 이어 18일 두 번째로 방문했다.

이유는, 5일 방문 시 A업체의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학교를 통해 시정을 요청 했고, 이에 A업체는 시정을 완료했다는 답변 공문을 보냈지만, 한 번 더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학부모들은 시정을 완료했다고 했는데, 다시 방문했을 때 위생상태가 또 문제가 있다면 심각한 것이라며 식재료를 납품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학부모 B씨는 “A업체를 처음 방문했을 때 위생상태가 안 좋았지만, 시정 요청을 해서 두 번째 방문에서는 설마 바뀌었겠지 했는데 변함없이 비위생적인 상태라 충격이었다”며 “특히 일부 학교 아이들은 김치에서 썩은 맛이 났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 납품하는 업체가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운영하면 되겠냐. 납품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C씨도 “아이들이 먹는 건데 이렇게 음식 만드는 환경이 비위생적이면 되겠냐”며 “아이들이 이런 식재료를 먹지 않도록 관련기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A업체 대표이사는 20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방학 중에는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지 않아 대청소를 하는 기간에 찾아와서 그런 것이고, 실제 작업할 때는 그렇지 않다”며 “인천에서 가장 먼저 해썹(haccp,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인증 받은 김치업체이고 학교에 김치를 납품하는 업체 중 가장 위생적이다”라고 학부모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어 “관리 상태 점검 서류는 내부 서류인데 학부모들이 무슨 권한으로 사진을 찍고 공개하는지 모르겠다”며 “대청소 기간이라 앞으로 이렇게 위생 관리를 하겠다고 담당자가 체크해놓은 서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에서 오랫동안 학교급식소위원회 활동을 해온 학부모는 제보 사진을 본 후 다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말 위생적인 업체라면 평상시에도 위생적으로 작업장을 관리해야하는 것 아닌가. 대청소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작업장에 곰팡이가 피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학교 급식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라면 작업장에 밥알을 흘리면 다시 주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위생에 신경을 써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