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 한국마사회(KRA Plaza) 부평지점

▲ 한국마사회 부평지점이 운영하는 꽃꽂이 교실. 마사회에서 강사비와 재료비를 지원한다.
경마 쉬는 날이면 지역 문화센터로 변모

부평농협로터리 근처에 위치한 한국마사회(KRA Plaza) 부평지점. 이곳은 스크린 경마를 하는 금ㆍ토ㆍ일요일엔 사람들로 북적인다. 연간 입장 인원이 50만명 정도에 달한다는 통계치는 어느 정도 북적이는지를 가늠케 한다.

지난 14일, 시계 바늘이 오전 10시로 달려갈 무렵, 경마가 있는 요일이 아닌 목요일인데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마사회로 들어선다. 모두 여성이다. 그들을 따라 올라간 3층, 금ㆍ토ㆍ일요일이면 스크린 경마가 펼쳐지는 객실인데, 스무 명 정도의 여성들이 이곳에서 꽃꽂이에 여념이 없다.

다음으로, 4층엘 올라가봤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문틈으로 잔잔히 흘러나오던 전통 민요가 크게 들린다. 그 가락에 맞춰, 강사의 지도를 따라 여성들이 춤(=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다. 어림잡아 마흔 명은 돼 보인다.

이렇듯 마사회 부평지점은 경마가 없는 매주 수‧목요일엔 문화센터로 변모한다. 꽃꽂이와 한국무용 외에도 노래교실, 스포츠댄스, 풍선아트, 웃음치료, 탁구교실이 운영된다. 총500명 정도가 이 교실들에 참가하고 있다.

이 교실들의 참가비는 전혀 없다. 마사회에서 지역사회 기여 차원으로 강사비와 재료비를 전액 지원하기 때문이다. 올해 지원 예산은 총3000만원이다.

이와 관련해 하태영(54) 지점장은 “금ㆍ토ㆍ일요일에 경마가 있기 때문에 근무하고 대신에 월요일과 화요일을 쉰다. 수ㆍ목요일은 경마가 없지만 직원들이 나와 근무하고, 비어 있는 객실을 문화센터로 활용하고 있다”며 “지역에 있는 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공익기업으로서 그 위상을 높여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올핸 지난해보다 강좌를 2개 더 신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마다 커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

▲ 사회복지법인 네트워크(사랑밭회)에서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부평지점 직원들. 매주 수요일마다 이곳을 찾아 봉사한다.
기업이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어느 정도 보편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 점에서 마사회 부평지점의 지역사회 환원운동은 다른 기업에 비해 앞서가는 모습이다.

마사회 부평지점은 문화센터 운영 외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 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의 무료급식과 도시락 배달, 지역아동센터 시설 개보수, 갈산‧삼산종합사회복지관 주민행사, 인천은광학교와 혜광학교 장애인 행사, 노인복지관 건강프로그램 등 단체를 지원하는 한편, ‘사랑의 쌀’과 불우학생 교복ㆍ장학금, 방학 도시락 지원 등 개인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2009년 7000만원, 2010년 7500만원에서, 올해는 9000만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직원들의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직원들은 수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사회복지법인 네트워크(사랑밭회)에 가서 무료급식을 돕는다. 보통 매주 10명 정도의 직원이 동참한다. 또한 월1회 중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무의탁 노인 무료급식을 돕고, 비정기적으로 사랑의 밑반찬 만들기와 김장김치 담그기, 장애인 여름캠프 도우미 봉사 등을 한다.

▲ 하태영 지점장.
아울러 부평지점은 인근 중부종합사회복지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신나는 영어교실’도 운영한다. 원어민 강사비를 지원하는데, 한해 예산이 900만원 소요된다.

하태영 지점장은 “경마는 경륜(자전거)ㆍ경정(모터보트)ㆍ카지노ㆍ로또처럼 사행산업으로 분류된다. 일각에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은 게 사실이다.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그런 인식은 남아 있다”고 한 뒤 “입장 정원과 마권 판매 상한액 준수 등 윤리경영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을 최대한 벌여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한국마사회 특별법’에 의거한 비영리 특별 법인체지만 농림수산식품부의 통제를 받는다. 현재 전국에 31개 지점이 있는데, 지점 총량제가 적용돼 더 이상 늘릴 수 없다. 2008년 설립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감독 또한 받는다.

매출과 지출 구조를 보면, 매출을 100%라고 했을 때 73%는 투자자들에게 환급(=배당)된다. 나머지 27% 중 레저세ㆍ농특세ㆍ교육세 등 세금으로 16%를 낸다. 7%는 직원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의 비용으로 지출한다. 4%의 이익금이 남는데, 이는 특별 적립금으로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복지사업에 쓰인다. 지난해 부평지점이 낸 세금은 총 156억여원며 이중 시세인 레저세(교육세 포함)로 60억원 정도를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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