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발생 불가능, 기지 내부 조사 필요”


▲ 부평미군기지 주변에 대한 특별환경조사 결과 고엽제 성분 물질의 하나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미량이지만 자연발생이 불가능해 캠프마켓 내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주변에 대한 특별환경조사 결과 고엽제 성분 물질의 하나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미량이지만 자연발생이 불가능해 캠프마켓 내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된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과 한국환경공단은 지난달 3~4일 캠프마켓 주변지역 토양 6개 지점과 지하수 3개 지점에서 총15건의 시료를 채취했다. 폴리염화비페닐(PCBs), 다이옥신, 유류, 중금속, 유․무기화합물 등 토양 22개, 지하수 39개 항목에 대한 시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독성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은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1989년 캠프마켓에서 폴리염화비페닐 448드럼을 한국 처리업자를 통해 처리했지만 관련 기록을 남겨놓지 않아 오염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이옥신 토양조사 6곳에서 모두 검출…“미량이나 표층부 심층조사 필요”

가장 심각한 독성 물질인 다이옥신은 토양조사 6개 지점에서 모두 검출됐다고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수치는 0.006~1.779pg(피코그램)으로 전국 평균농도(2.280pg)보다는 낮은 수치다. 지하수 3곳 중 1 곳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수치는 0.008pg으로 이 또한 국내 4대 강 평균치 (0.165pg)의 ‘20분의 1’ 수준이다. 검출 지점은 카센터가 있는 곳이다.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지만, 표층부가 아닌 심층부에서 검출돼 표층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다이옥신은 자연 상태에서 발생할 수 없고 유해물질로 물에 녹지 않아, 어떻게 심층부에서 검출됐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환경연구원 측은 “다이옥신은 통상 지표면 50cm 이내에서 검출된다. 지표면으로부터 5~10cm에서 오염이 가장 심하다. 내려갈수록 다이옥신 농도는 낮아진다”며 “저희는 다이옥신을 포함한 고엽제 드럼통이 묻혀있거나, 변압기에 의한 오염 등을 조사하기 위해 5m 이상을 파서 검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량 오염 가능성은 낮으나, 내부가 오염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지하수는 부평구에서 전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TPH 전 지점에서 15~168mg/kg 검출…토양오염 기준치 초과

▲ 부평미군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 결과도. 토양의 경우 조사 지점 6곳에서 공히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유류 오염 물질 중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모든 지점에서 15~168mg/kg 검출(토양 오염 우려 기준 1지역 기준의 3~34%)됐으며,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B.T.E.X)은 검출되지 않았다. 중금속은 통상적인 오염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지하수의 경우 유류 오염물질 중 TPH는 3개 지점에서 0.194~0.256mg/L 검출돼 정화기준을 넘지 않았다. 다만 건강상 유해유기물질 중 사염화탄소‧TCE는 3개 지점, PCE는 2개 지점에서 검출됐다.

한편, 인천시는 하반기에 실시하는 캠프마켓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오염조사 시 토양 표층부 등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기지 내부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국방부 등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기자와의 질의응답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전국 (다이옥신) 수치보다 낮지만 기지 외부에서 다이옥신이 발견된 예가 있나?
= 한국에서 다이옥신 검사를 위해 5m 이상을 판 경우는 없다. 우리는 대량 유출로 인한 경우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통상 50cm 이내에서 조사한다. 오염은 아래로 내려 갈수록 감소한다. 부평미군기지 주변은 조병창, 경차부대, 미군이 사용해왔다. 다이옥신은 생활쓰레기 소각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수치로 미군 측에서 조사를 안 받아들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나?
= 미군기지 주변지역에서 이런 수치가 나온 것에 대해 미군이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물론 관련지을 수도 없다. 하지만 외부에서 이렇게 나왔으니, 조사해야하는 것 아니냐. 안 나왔으면 모르는데, 나왔다. 기지 주변지역에 대한 토양오염 조사 결과는 인천이 최초일 것이다.

▶심층부에서 나온 다이옥신이 더 위험스러운 것인가?
= 표층부와 심층부까지 조사해봐야 한다. 외국에서도 가장 깊게 판 것이 1.5m 정도다. 대부분 50cm 아래로 내려가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다이옥신은 물에 녹지 않고, 옆으로 퍼지는 성질은 없다. 토양 밑으로 내려가는 성질이다. 내부조사가 필요하지 않겠나. 내부에서 조사하면 정확한 결과 나온다.

▶이번 조사 결과가 주민들에게 안심을 줄 수 있는 결과인가?
= 미국의 기준으로 보아도 낮은 수치다. 하지만 표층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다이옥신에 대한 기준이 없다. 고엽제로 인해 오염된 상황은 아니다. 인근 공원에서 주민들이 맘 편히 즐겨도 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