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무성했던 송영길 인천시장의 측근 인사가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접수한 제보와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송 시장 취임 후 1년 동안 시 본청과 산하 공사ㆍ공단, 그리고 각종 특수목적법인에 새로 위촉되거나 임용된 인원이 9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비서실과 시장 특별보좌관 등에 임명된 인사가 24명이며, 인천대와 인천경제자유청, 아시아경기대회 관련 인원은 9명이다. 시 산하 공사·공단 17명, 출자·출연기관 22명이다. 개발관련 특수목적법인과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의 경우 15명에 달하며, 인천시체육회 등 기타가 10명이다.

이들 가운데 학연, 지연, 국회의원 시절 비서진, 민주당, 시장직 인수위원회 등 송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원이 73명이다. 대부분 송 시장과 관련된 인사들이 시 관련 기관에 채용된 셈이다.

송 시장이 국회의원을 지낼 때 의원실에서 일했던 인턴직원 2명이 인천발전연구원에 채용됐으며, 대동고와 연세대 등 학연이 있는 인사들은 12명으로 16%를 차지했다. 이들 중 인천로봇랜드 콘텐츠팀장으로 임용된 곽종배씨는 대동고 동문으로 연수구 한나라당 전 구의원 출신이다. 새로 임용된 기관장들 중 송 시장과 같은 호남출신이 다수인 건은 물론이다.

이처럼 소속 정당, 학연, 지연 등을 연고로 위촉 또는 임용된 인사들 중 거주지가 인천이 아닌 사람도 상당수다. 확인된 인원만 33명으로 45%를 차지했으며, 시장 특보나 기관장급 주요 인사는 인천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송 시장은 취임 직후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개방형 인사제도를 시행했다. 대표적으로 대변인과 평가조정담당관을 민간에서 임용했으며, 인천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분야별 특보를 위촉했다. 패쇄적 행정운영을 벗어나 행정의 문호를 민간에 적극 개방, 민간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불러오는 반작용도 따른다. 행정의 공식 질서가 무시된 채 특보 등 비공식적 라인이 활용되고, 평가조정담당관 등 특정인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인천 공직사회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비판을 송 시장은 귀담아듣고 깊게 반성해야할 것이다.

특히 송 시장의 보은 인사는 대단히 이율배반적이다. 93명 중 유급직은 86명으로 88%를 차지한다. 부도위기의 재정 상태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는 상황에서, 정작 자신과 관계된 인사들을 곳곳에 임용시킨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들다. 경영이 어렵다는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 주요 임원에 유급직을 4명이나 임명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인천발전연구원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청해 놓고, 측근 인사 7명을 임명한 것도 그렇다.

송 시장은 시민단체의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길 바란다. 아울러 시 산하 자치단체장들은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다. ‘인사는 만사다. 절대 놓쳐서는 아니 되는 가치다. 인사에서 성공한 리더는 최후에 웃는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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