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지역총판 추가 모집…“쫓겨난 대우자판 직원은 안 될까?”


▲ GM대우(현 한국지엠)는 2009년 9월 16일 부평 본사 홍보관에서 대한모터스ㆍ삼화모터스ㆍ아주모터스 등 3개 지역총판사와 본 계약을 체결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한국지엠의 차량 판매 대행 사업인 지역총판 사업에 대기업부터 자금력 있는 중견기업들이 참여해, 총판 사업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옛 GM대우 출범 때부터 차량 판매를 대우자동차판매(주)에만 맡겨오다 대우자판이 차량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자, 차량 판매 증진과 리스크(=위험)를 줄이기 위해 대우자판과 거래를 종료했다. 한국지엠은 이에 앞서 지역총판제를 도입, 일부 지역의 판매망을 변경했다.

한국지엠은 2009년 9월 대한모터스(영남)ㆍ삼화모터스(강북과 경기북부)ㆍ아주모터스(수도권 동부, 경북)와 지역총판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빠진, 서울 강남과 강서지역, 인천과 경기 서부지역,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의 총판 사업자를 이번에 모집하는 것이다.

지역총판 사업은 수입차 판매 사업보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입증됐다. 아주모터스의 지난 해 매출액은 4173억원이며, 영업이익 59억 6000만원, 당기순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대한모터스도 40억~50억원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옛 대우자판 권역 ‘대여섯’으로 분할 예상

과거 대우자판이 담당했던 지역인 서울 강남과 강서, 인천과 경기 서부지역,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은 국내 판매망의 절반에 해당한다. 때문에 이들을 대여섯 지역으로 나눠 총판 사업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공개 모집보다 비공개로 모집 중이며, 일부 대기업과 지역 중견 기업들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차량 판매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으며, 대우자판 버스부문을 인수한 영안모자도 참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 관계자는 “업체를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총판 사업에 관심을 보여 온 업체들이 지원서를 냈다”며 “수익성과 고객에게 이익을 제대로 돌려줄 수 있는 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고, 현금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역총판제 사업은 리스크가 크지 않아 대우자판과 거래 중단 이후 여러 기업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 대우차판매 소속 직원 등 700여명은 작년 3월 18일 대우차판매 부평 본사와 GM대우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GM 음모 분쇄 결의 전진대회’를 열고 GM대우의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했다. DW&직영판매 영업사원들이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차량을 파손하는 포퍼먼스를 진행하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쫓겨난 대우자판 직원은 안 될까?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부도덕한 경영 등으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간 대우자판의 직원들은 밀린 임금과 퇴직금 등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거리로 쫓겨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천지역에선 정리 해고된 대우자판 직원들이 지역총판제 사업을 맡아서 하면 좋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옛 대우자판 권역이 대여섯 권역으로 나눠진다면 한두 권역 정도는 이들이 맡아서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차량 판매 전문 업체에서 일해 온 노하우가 충분하다. 경영진의 무능과 부도덕함으로 인해 쫓겨난 이들인 만큼 가능하다면 한국지엠에서 이런 사항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지난 5월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개인 기업들의 문제라 개입할 수 없다. 다만 조금이라도 여지가 있다면, 해고된 대우자판 직원들의 고용을 책임지고, 그들의 노하우가 한국지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대우자판 고위직 관계자는 “한국지엠에서 대우자판 출신을 꺼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히려 지역총판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차량 판매 노하우가 있는 옛 대우자판 직원들을 데려가려고 접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필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장도 “가능하다면, 회사를 제외하더라도 조합원들과 정리 해고된 직원들이 (총판 사업에) 참여하고 싶었고, 얘기는 어느 정도 진행했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되다보니 정보가 없어 준비를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어디 출신인지는 따지지 않는다. 쉐보레 브랜드의 안착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사업자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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