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 백년대계를 설계하라’고 하면 태어나서 30년까지는 성장과 교육기간으로, 이후 30년은 취업과 노동하는 기간으로, 그리고 나머지 20년은 은퇴해 노후를 보내는 기간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노후로 보내는 기간도 20년에서 40년으로 늘어났고, 그만큼 노후비용 또한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노후 40여년을 위해 최소 4억에서 최대 6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현역에서 은퇴하기 전에 이런 많은 비용을 쌓아놓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녀의 사교육비 하나만으로 허리가 휘는 현실을 감안하면 생각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만들어놓은 노후자금이 없으니 60~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의 노후는 뒤로한 채 앞만 보고 달려온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도 지출해야할 곳은 많은데 그나마 목숨 걸고 버텨온 직장에서는 이제 쓸모없는 퇴물이 돼버린 것이다. 100만원 안팎의 국민연금,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 퇴직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오직 한숨뿐이다.

세상 밖은 90년대에 X세대로 통하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세상의 중심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조차 이해하기 힘들 지경이다. 유일한 무기로 생각하던 직장경험은 오히려 창의력이 필요한 세상이라며 고개를 돌린다.

세상은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어지간한 자료는 과거처럼 굳이 도서관이나 전문서점을 방문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면 해결할 수 있는 시대로 변해 있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이제는 떠도는 정보를 얼마나 잘 편집해서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수년간 스스로 터득한 업무의 노하우도 고난도의 기술이 아니라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쉽게 얻어낼 수 있다. 이제는 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고 해서 전문가로 인정받지 못한다. 많은 경험 속에서 깊이 있는 학습과 노하우가 조합된 결과로 만들어진 능력이 뒷받침 돼야한다. 그래서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기업체에 근무하는 40대 중반의 A차장은 자기계발로 성공한 케이스다. 5년 전에 대단한 실력자로 손꼽히던 선배들이 하나 둘씩 직장을 떠나는 것을 보고 어느 순간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는 그날이후부터 밤늦도록 불 밝히던 사무실을 벗어나 퇴근하면 외국어 능력과 자격증 공부 등 자기계발에 집중했다. 학원을 나서면 늦은 밤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동아리 활동에도 참여했다.

또한 봉급을 쪼개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자신의 전문분야와 접목해 최근에는 강연과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전문가 대우를 받고 있다. 직장 내에서도 당연히 능력 있는 엘리트로서 존경받고 있다.

앞으로는 평생직장은 사라지고 평생직업 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을 전문화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기 어렵다. 요즘 신세대는 자신의 비전이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직장이라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돌아선다고 한다.

지나치게 이기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재미없는 일터에 얽매인다면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하고 결국은 실패한 인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기계발은 연령이나 사회계층에 구분 없이 자신의 표출된 능력을 뛰어넘어 잠재된 능력을 학습이나 훈련을 통해 일깨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조직에서 필요한 능력만을 발휘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갖고 있는 최대의 역량으로 판단하고 자신을 일정한 영역 안에 가둬버리는 오류를 범한다.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좀 더 체계화하고 다듬어서 가치를 높여야한다.

/김양정 CE경영컨설팅 인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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