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북부사무소 소장

▲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서북부사무소장
기업은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일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용(=일자리) 창출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사회적 문제에 관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느끼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단지 기업의 이윤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다양한 봉사활동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여기에는 윤리경영, 사회공헌활동, 투자ㆍ신규채용 확대, 협력업체 지원 등이 있다. 최근에는 경기불황 때문에 신규고용 확대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마켓을 3단계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마켓 1.0’은 제품만 좋으면 되는 시대, ‘마켓 2.0’이 고객감동의 시대라면, ‘마켓 3.0’은 고객을 비롯한 사회가 기업과 브랜드의 주인이 되는 시대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금의 ‘마켓 3.0’시대에는 기업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거나 최소한 참여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경영(=기업 존속)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여기서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의미는 지속적으로 살아남는 기업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뜻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켓 3.0’의 시대는 고객이 더 이상 우수한 성능만, 고객감동만이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고객들이 이동하는 시대인 것이다.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저소득층의 컴퓨터 이용을 지원하고, 도요타자동차가 친환경자동차를 개발하고, 필립스사가 개도국의 의료를 지원하는 등의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리니지’로 유명한 게임업체 (주)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우리가 젊은이들을 골방에 가둬뒀다. 이 젊은이들을 탁 트인 그라운드로 뛰어나오게 해 호연지기를 기르게 하고 싶다”며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온라인게임으로 인한 과몰입(=컴퓨터 게임중독), 고립 등의 역기능을 상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NHN(주)는 2005년부터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책 읽는 버스’를 운영,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게임업체 넥슨은 2008년 사회봉사단 핸즈(hands)를 구성해 소아병동 방문, 새 학기 학용품 지원, 작은 책방 운영, 무료급식 행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은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SCM(Supply Chain Management)협력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산하고,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아동센터 취약계층 아동에게 다양한 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의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경영 활동상은 아주 다양한데, 우선 2005년 당시 지엠대우(현 한국지엠) 임직원으로 구성된 ‘지엠대우 한마음재단’을 설립해 소외계층 지원, 사회복지ㆍ공익단체 지원, 자원봉사활동 등을 하고 있다.

소외계층 지원 사업으로 장애인과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지원, 김장김치, 합동결혼식, 저소득층 청소년 장학금(250명), 의료비(281명), 주거환경개선, 연탄기증, 영재교육 프로그램 지원(80명) 등을 했으며, 사회복지시설과 공익단체에 매년 차량을 기증, 특히 거동이 어려운 독거노인을 위해 경상용차를 목욕차량으로 개조해 기증하고 있다.

또한 2005년 설립 초기 1700여명이 참여한 기부프로그램이 2010년 6200여명으로, 자원봉사자의 봉사활동도 940여명, 연 8400시간에서 현재 1800여명, 1만 6234시간에 이르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위의 예에서 보듯 기업은 사회적 책임경영을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기업 가치를 창조하는 경영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또한 기업부담 비용으로만 생각하기보다는 잠재수요 창출과 고객 요구에 맞는 신제품 개발 등 장기적으로 기업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다각도로 발전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에서 말하는 상생(相生)의 정신은 공생(共生), 홍익인간(弘益人間) 등의 고전적 개념을 현대에 실천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의 모습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지금 기업은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나눔과 봉사로써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노력하고 있다. 이는 나라 발전과 지역 발전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며, 기업의 지속경영을 가능케 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서는 사회적 책임경영 우수기업에 대한 자금ㆍ기술ㆍ수출 등에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 사회적 책임경영 확산에 도움을 줘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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