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11학년도 수능 성적 분서결과를 발표한 뒤 인천시교육청의 학력향상정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천은 이번에도 참담한 결과를 받았다. 시ㆍ도별 분석 결과를 보면, 언어영역ㆍ수리(나)ㆍ외국어 영역, 즉 국ㆍ영ㆍ수 과목에서 인천은 가장 점수가 낮았다.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은 지역과 인천의 차이는 언어영역 6.9점, 수리(나) 9.6점, 외국어영역 8.8점이었다. 2010학년도 비교할 때 점수가 더 낮아졌다.

지역 간 과도한 경쟁유발, 입시중심교육 강화 등의 온갖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다시 수능 성적이 발표됐다는 점과, 수능 성적을 분석하면서 각 지역이 처한 사회경제적 배경, 학급당 학생 수와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습방법 등 학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변인들을 분석하지 못한 점이 여전히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도, 주요 쟁점은 인천의 수능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떨어지는 원인과 그 해법에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최근 시정일기를 통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시 기획관리실장ㆍ교육특ㆍ영어교육특보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여러 가지 변명보다 솔직한 자기반성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밝혀내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며 “교장, 선생님들이 열정을 가지고 뛰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했다. 교육 주체들의 각성을 주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근형 시교육감 또한 지난 1일 열린 월례조회에서 “심각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교육청의 총체적 문제이며, 원인 파악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받는 등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학습 분위기 고취를 꼽으며 “학습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을 가급적 2학기에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인천의 교육정책을 이끄는 이들이 책임을 통감하며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학교 활성화 등 보완책을 연구 중에 있다’고 하니, 학생들과 교사들만 또 옥죄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현재 인천의 일선학교에선 교과목 중심의 방과후학교, 야간자율학습과 ‘0교시’가 강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수능 성적 분석 결과가 강제 학습이 수능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줌에도, 시교육청이 앞으로도 이에 천착한다면 다른 대책을 마련할 능력도 의지도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거의 상위권을 차지한 제주도에서는 ‘강제와 억지로 학생들을 공부시키는 것이 아닌, 자기주도학습의 결과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러 언론에서도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사교육이나 사교육ㆍ주입식 교육보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수능 향상에 효과가 크다’고 보도하고 있다.

즉, 시교육청이 탁상행정이 아닌, 교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의지를 북돋아주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줄 때, 인천 교육도 변화ㆍ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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