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병원 투자우선 협상자로 아이에스아이에이치(ISIH: Incheon Songdo Interenational Haspital)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종철 인천경제청장은 “경제구역법 개정안 국회통과 시급”을 주장하며, 송도국제병원이 설립되면 바이오메디컬센터산업 시너지 효과는 물론 제조업과 비교할 수 없는 고용창출 등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인천시민들을 향한 망언이다.

송도국제병원은 ‘국제’라는 이름을 빌린 엄연한 영리병원이다. 영리병원은 자본시장으로부터 자본을 조달, 시설·장비·인력에 투자해 병원을 운영하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다. ISIH를 보라. 일본의 대표적 증권사 다이와그룹의 계열사인 다이와증권 캐피탈마켓이 60%의 지분을 투자하고 삼성증권ㆍ삼성물산ㆍKT&G 등 국내기업이 40%의 지분을 투자하는 컨소시엄이다.

즉 자본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들이다. 즉 인천시가 추진하는 존스홉킨스병원이 운영주체라면 ISIH는 자본 투자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법 개정까지 이루어진다면 3박자가 어우러져 인천은 영리병원의 시발지가 되는 것이다. 즉 인천은 ‘바이오·의료메카’의 도시가 아닌 의료 재앙의 첫 시발점이 될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추진에는 의료민영화의 교두보 마련을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 송도 국제병원은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온 민간보험의 확대, 그리고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법개정안’, ‘의료채권법’ 등과 맞물려 영리병원을 확대하는 데 실질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영리병원의 설립이 인천 송도나 제주특별자치도 등 몇몇 지역에 제한적으로 시작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미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경제자유구역이 인천 외에도 광양, 부산․진해, 새만금․군산(군산시, 구미시, 영천시), 황해(충남 서산시․아산시․당진군, 경기 평택시·화성시) 등 전국 곳곳에 지정돼있는 상황으로 영리병원은 봇물 터지듯 계속 확대될 것이 뻔하다.

또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태국(연간 150만 명)․싱가포르(연 60만명)․인도(연 27만명)등이 국제병원을 기반으로 해외 의료 수요를 흡수하면서 아시아 의료강국으로 부상해 가고 있다며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의료관광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의료관광재단 설립과 맞물려 좋은 병원이 들어서면 외국환자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명확히 알아야할 것은 동남아 국가의 의료관광이 성공한 것은 ‘영리병원을 통한 고급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저렴한 탓이라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자료를 기준으로 2003년 한국제조업 노동자 월평균 인건비를 100으로 보면 태국은 9.6, 인도는 1.4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의료관광이 발달한 나라라고 이야기되는 태국의 의료실태다. 태국은 전체 병원의 25%가 영리병원이지만 정작 자국민의 78%는 국립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립병원은 대기시간이 길고 서비스 수준도 낮아 의료서비스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곧 태국 의료체계가 후퇴됐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작년 6․2 지방선거 과정에 송영길 시장 후보는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영리병원 설립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의료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현재 송영길 시장이 임명한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국제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영리병원을 계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송영길 시장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한다. 더불어 인천시는 역사 앞에 죄를 짓는 영리병원 추진을 반드시 중단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방적인 여론몰이에도 불구하고 도민투표까지 해서 반대 39.9%, 찬성 38.2%로 영리병원이 좌절된 제주도 사태가 인천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인천지역의 각 정당과 범시민사회와 영리병원 저지를 위한 대책기구 구성 등 총력을 기울인 저지운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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