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암 스님 정암명상치유센터
천재(天才, genius)는 보통사람에 비해 선천적으로 훨씬 뛰어난 재주와 재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천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론이 있는데, 첫 번째는 천재광기설(天才狂氣說)이다. 걸출한 천재 중에는 정신병자나 정신병질자(精神病質者)가 많은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E.크레치머는 천재와 정신병의 관계를 면밀히 연구한 끝에, 천재와 광기가 동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천재에게는 많은 정신병질이 함유돼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는 천재유전설(天才遺傳說)이다. F.골턴은 천재들의 유전적 연구를 통한 많은 조사 자료를 축적해 천재는 유전에 의한 것임을 입증했다.

세 번째는 천재환경설(天才環境說)이다. L.M 터먼은 우수한 아동들을 조사해 그 가정의 환경적 특징을 밝혔으며, 지능검사에 의해 천재를 규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지능지수가 140이상 되는 아동의 가계(家系)적 특징, 즉 천재가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환경을 조사해 보니 사회적으로는 중류이상의 부(富)를 가지고 있었고, 부모의 교양정도가 높았으며, 건강과 체격, 그리고 정서가 보통 이상의 수치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천재에 대한 정의는 연구자가 접근하는 시각에 따라 달리 정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뇌(腦)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천재는 반복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반복학습으로 천재가 된 인물은 많이 있지만, 성인의 지위까지 오르고 역사적으로도 그의 행적을 ‘고사성어’에까지 남긴 인물로는 공자(孔子)를 빼놓을 수가 없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은 공자가 주역(周易)의 이치를 깨우치기 위해 죽간을 묶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반복해서 읽었다고 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중국 송나라 시대의 대학자인 주자(朱子)는 “맹자가 내 안에 들어앉게 하려면 수백수천 번을 읽으면 된다. 그러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복을 통한 학문의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영조는 “독서는 다독이 최고다. 나는 일찍이 ‘소학’을 백 번 넘게 읽었으며, 언제라도 눈을 감고 암송할 수 있다”고 했으며, 서애 류성룡은 열여덟 살 때 ‘맹자’를 공부하기 위해 절에 들어갔는데, 짧은 기간 동안 스무 번을 넘게 읽었고 마침내 ‘맹자’를 전부 외워버렸다고 한다. 그는 이듬해 고향에 내려가 ‘춘추(春秋)’를 서른 번 넘게 읽었으며, 그때부터 비로소 문장을 짓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전한다.

또, 우암 송시열은 맹자를 일천 번 넘게 읽었으며, 앞부분은 수천 번도 더 읽었다고 한다. 지봉 이수광은 성인들의 글이 적힌 책을 반복해서 읽고서야 비로소 도(道)의 근원을 파악했고, 마음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형암 이덕무는 “나는 어린 시절 아침에 40~50줄의 글을 배우면 저녁때까지 그것을 오십 번씩 반복해서 읽었다. 병이 심하게 들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 그렇게 했다. 덕분에 공부에 큰 발전이 있었다”고 했다. 아이작 뉴턴은 유클리드 기하학과 데카르트의 저술들을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라이프니츠는 정치, 종교, 역사, 문학, 논리학, 형이상학, 사변철학, 수학, 물리학, 법학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서 천재적인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천재성은 오로지 엄청난 양의 독서를 통해 얻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도시가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여 보기가 쉽지 않지만, 예전에는 한여름에 소낙비가 내리면 도로나 운동장이 붉은 흙탕물과 함께 빗물에 의해 깊게 패이곤 했다.

현대 최첨단 뇌과학 연구에 의하면, 사람의 두뇌는 이 빗줄기에 파인 운동장의 물고랑과 같다고 한다. 즉 인간이 눈을 뜨고 활동하면서 보고 듣는 모든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뇌 속에 학습한 만큼 깊은 고랑을 만든다는 것이다. 중요하다고 반복해 인식한 것은 깊은 고랑을 남기고 그렇지 않은 것은 얕은 고랑을 두뇌 속에 흔적처럼 남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학습된 기억이라고 한다.

천재를 전체적으로 다시 정리한다면 소수 광기어린 비운의 천재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반복해 학습한다면 천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현대 뇌과학이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기어 다니다가 걷고, 뛰어다닐 수 있게 된 성공도 이리 쓰러지고 저리 자빠졌지만 다시 일어나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은 반복된 학습의 결과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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