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전망 - 부평<갑> 지역구]

2월 21일 현재 19대 총선이 394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식선거운동이 사실상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정치권의 행보가 곧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평<갑> 지역구를 놓고 보면, 한나라당 조진형(69) 의원이 14대 국회 때부터 사실상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 17대 총선에서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시 열린우리당 문병호(53ㆍ현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18대 총선에서 탈환했다. 때문에 19대 총선에서 이 둘의 양자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조 의원이 지난해 말 터진 청목회(청원경찰친목협의회) 입법로비 의혹 사건에 연루되면서 부평지역 정가에 미묘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울러 야권에선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선거연합이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진형 의원, 재출마 의사 밝혀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진형, 문병호, 이용규, 정유섭, 조용균, 김연광.
조 의원은 지난 9일 서울북부지법 702호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검찰의 기소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도 “2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만들어 수백명의 학생들을 지원해왔고, 지난해 정치인 후원회 중 밑에서 열여섯 번째로 (정치후원금을) 적게 걷은 내가 무엇이 아쉬워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받겠냐”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사실,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 의원은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하나, ‘정치인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청원경찰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부정적 시각에 자유롭지 못한 것도 현실이다. 아울러 ‘조 의원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려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일각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19대 총선에 부평<을> 지역구로 출마를 고려했던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들이 부평<갑> 지역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조 의원의 재판 결과를 떠나 이들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부평<갑>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군으로는 김연광(49)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 조용균(50) 변호사, 정유섭(56) 전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연광 비서관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월간조선> 편집장 등을 거쳐 2009년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력이 있는 정치신인이다. 현재 부평고등학교(6회 졸업) 동문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바쁜 정부비서관임에도 동문행사 등에는 얼굴을 비치고 있다.

조용균 변호사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로웰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부평고(5회 졸업) 총동문회장직을 맡고 있어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유섭 전 이사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오랜 동안 공직에 몸담았으며,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과 17대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을 거쳐 현재는 케이엘넷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아울러 부평 최대 동문회로 알려진 부평동초교 동창회장을 맡고 있으며, 19대 총선에 출마할 의지를 지인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예비후보군은 그동안 조 의원이 30여년 가까이 관리해온 부평<갑>보다는 부평<을> 지역구에 관심을 더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목회 사건 이후로 부평<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조 의원의 견고한 입지를 넘어서는 것은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조진형 의원은 최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 19대 총선에 출마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정치신인들과의 경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자리가 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역에 후배들이 양성돼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병호 민주당 시당위원장, ‘양수겸장’

문병호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6.2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해 상당한 선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역할을 정력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총선을 염두에 둔 지역구 관리보다는 인천에서 여당의 역할을 더 충실히 하는 게 당과 나, 인천시정에 도움이 된다”며 “당분간은 시당위원장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인천은 사실상 하나의 선거구다. 선거를 염두에 둔 지역구 관리보다 인천시 행정을 도와주고 견제하면서 8년간 파탄 난 인천을 바로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문 위원장은 야권 선거연합을 열어 놓고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총선에서 부평지역도 선거연합이 가능한 지역이하는 열린 입장을 보인 셈이다.

그는 민주당 차원으로 선거연합이 이루어지는 지역 중 주요 인사(=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해서는 비례대표로 전환시키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대의적인 선거연합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지역구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편, 문 위원장의 주도로 창립한 ‘생생포럼’이 부평 안에서 정책개발 등의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어, 문 위원장이 양수겸장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용규 민노당 시당위원장, “당이 요구하면…”

문 위원장이 언급한 ‘선거연합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민주노동당 강세지역인 부평 지역에 민노당과 타 야당에게도 양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될 수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한상욱 전 지역위원장이 오랫동안 관리해온 부평<갑> 지역구를 인천에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의사다. 특히 부평, 연수, 남동 등에서는 국회의원을 반드시 배출해야한다는 목표다. 수도권 최초로 인천에서 진보 구청장을 두 명이나 탄생시킨 제3당의 입장에서 19대 총선에선 반드시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해 중앙정치무대로 보내겠다는 포부다.

그 선두에 이용규(49) 민노당 인천시당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최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 부평<갑> 지역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부평<을> 지역은 김응호 부평구위원장이 지역구 활동을 왕성하게 개척하고 다지고 있는 만큼, 부평지역에서 일점 돌파를 위해 부평<갑>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마 후보를 묻는 질문에 “시당위원장으로서 당의 요구가 있다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을 이끄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지난 4년 동안 인천 민노당의 수장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내온 성과로 중앙당 입지도 상당히 높아졌으며, 인천에서도 정치적 입지를 상당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노동조합 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과 교분을 쌓아 온 만큼 출마 시 파괴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다음호엔 부평<을> 지역구 총선 전망과 관련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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