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주식회사로 사명 변경과 쉐보레 브랜드 도입을 전격 발표한 GM대우가 브랜드 변경과 관련해 발 빠른 고객응대에 나섰다. 현재 쉐보레 브랜드의 글로벌 제품으로 생산ㆍ판매되는 차종 가운데 쉐보레 브랜드 도입을 발표한 1월 20일부터 출고된 제품을 대상으로 GM대우 엠블럼을 떼고 쉐보레 엠블럼으로 무상 교체해주는 고객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한다.

쉐보레 브랜드 국내 도입은 쉐보레가 ‘외제차’의 이미지가 강해 국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쉐보레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회사는 더 많은 제품 세그먼트(=부분)에서 경쟁하게 됐고, 고객들은 보다 폭 넓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며 “이런 변화는 회사는 물론 임직원과 딜러 모두에게 성장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술력은 이미 GM대우에서 갖춰졌고, 브랜드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아카몬 사장은 “사명 변경은 글로벌 GM 내에서 회사 위상 강화와 동시에 한국시장에 대한 강력한 관심과 의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브랜드 변경이나 사명 변경이나 모두 ‘대우’라는 이름에서 부도기업의 이미지가 느껴진다는 이유가 가장 큰 것일 게다. GM대우는 여러 시도를 하며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도전하고 있다. 그 첫 발판이 엠블럼 바꿔주기라고 볼 수 있다.

GM대우의 이러한 시도를 두고 인천지역 경제계에선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한편으로, 20일 아카몬 사장의 전격 발표에 앞서 GM대우 해고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 16일부터 18일 사이에 진행된 노사 협상에서 큰 틀에서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 15명을 복직시킨다는 포괄적 합의에 이르렀다.

해고가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했다가, 6명은 ‘정리해고’가 아닌 허위학력문제 등으로 ‘징계해고’된 것이라 배제해야한다고 했던 데서 큰 진척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측은 막바지에 합의를 틀어버렸다. 1차가 아닌 2차 하청업체에서 해고된 한 명은 복직시킬 수 없다고 했단다. 그 내막을 알 수 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로 인해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치 위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24일 현재 55일째다. 무엇보다 혹한과 싸워야하는 이들의 건강이 심히 걱정된 것은 오래다. GM대우든 한국지엠이든 본사와 공장은 이곳 한국, 부평에 있다. GM대우 브랜드이든 쉐보레 브랜드이든 그걸 생산하고 판매하는 이들은 한국 노동자다. 그리고 그 안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고객 또한 인천시민이요, 한국 국민이다. 인천지역 야5당과 시민사회, 종교계, 지자체는 GM대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해왔다.

글로벌 기업이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중시하는 GM이 이를 모를 리는 없을 게다. 때문에 GM대우는 새로운 도전의 첫 발판을 엠블럼 바꿔주기가 아니라 해고 비정규직 복직으로 삼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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