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안전한가?

놀이시설 정기적 점검과 보수 안 해

<글 싣는 순서>

  1.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안전한가?
  2.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환경 실태
  3.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에 나서자
지난 11월 1일 부산에서 어린이 놀이터에 설치돼 있는 그네 지지대가 무너지는 사고로 어린이 한 명이 죽고, 한 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과 어른들의 무관심이 불러 온 참혹한 비극이다. 이러한 비극이 우리 구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자녀를 놀이터에 내보내는 부모 마음은 불안하다.
지난 7월 중순경 우리 구청 홈페이지에 제기된 민원에 따르면 십정2동 동암 어린이놀이공원에 고장난 그네는 한 달이 넘게 방치돼 있다가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안전검사 후 철거됐다.
청천1동 뫼골놀이공원의 시소는 지지대만 남아 있고 상판이 없어진지 언제인지 모를 지경이며, 갈산2동 쉼터놀이공원의 목조 놀이대 역시 파손된 채 오래 동안 방치돼 있다.
이는 민원이 수 차례 제기되지 않는 이상 위험 요소를 제거하지 않는 어린이놀이공원 시설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단적인 예이다.
구가 부평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 직원 1명이 3∼4곳의 어린이놀이공원을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적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 구는 민원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점검과 보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우리 구 관내 총 45개 어린이놀이공원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이나 시설보수는 상시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놀이터 모래 오염도 조사 한 바 없어
구, 최근 10곳 중금속 오염도 조사 의뢰

놀이시설 외에 놀이터에 깔려 있는 모래 흙 관리 또한 마찬가지다.
2001년 서울시내 300여 어린이 놀이터를 조사한 결과 공원 놀이터의 10%가 개의 회충알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인천 남구에서는 올해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관내 놀이터의 모래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한 곳에서 개 회충이 발견돼 모래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경남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경남도내 어린이 놀이터 159곳을 대상으로 납과 카드뮴, 구리 등 중금속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32.1%인 51곳에서 자연 함유치를 초과한 상태로 나타나, 보건환경연구원이 관할 담당기관에 놀이터의 모래 교체를 권고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중금속 오염도가 환경부에서 정한 국내 토양오염 우려기준에 도달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개의 국내 환경관련 기준이 국제적 기준에 비추어 엄격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다가 어린이놀이공원의 토양은 어른이 아닌 어린이가 이용하기 때문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고 해서 절대 방심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견주어볼 때 우리 구에서는 아직까지 어린이 놀이터의 모래 오염도 조사조차 실시한 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구에서도 최근에 들어서서 관내 어린이공원 놀이터 모래에 대한 오염도 조사를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 11월 21일 인천보경환경연구원에 어린이놀이공원 10곳의 모래 중금속 오염도 조사를 의뢰했다”며 “동절기가 다가와 기생충 알 검사는 의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 구 관내 어린이놀이공원의 모래 오염도 조사가 한 번도 시행되지 않은 것은 모래 교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모래에서 유리가 발견되기도 하고, 굵은 돌이 발견되기도 한다. 지난 8월 중순 민원으로 교체된 어린이놀이공원의 모래가 적합하지 않다는 민원이 또 제기돼 구가 다시 교체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었다.

 

개 회충, 중금속 오염도 조사 필요
흙을 소재로 하는 놀이가 어린이들의 신체, 정서, 지적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아동학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어떤 학자들은 요즘 청소년들이 인내심이 부족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폭력적인 이유 중의 하나로 인공물로 뒤덮인 주변 환경을 꼽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녹지에 둘러싸여 조합 놀이대가 있고 모래흙이 있는 어린이놀이공원은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의미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어린이놀이공원은 어른들이 즐기는 장소가 아니고, 사리분별이 아직 한참 모자라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잘 할 줄 모르는 아이들만 사용하는 장소라고 해서 대충 관리되는 측면이 강하다.

부평구 어린이놀이공원 조성 현황

어린이놀이공원수

면적(㎡)

부평1동

1

1,200.0

부평3동

2

3,301.9

부평4동

1

439.0

부평5동

4

10,388.6

청천1동

1

9,064.0

갈산1동

1

1,466.6

갈산2동

8

17,305.9

삼산동

7

20,915.9

부개1동

1

1,474.4

부개2동

1

1,628.7

부개3동

7

16,605.3

일신동

1

3,048.9

십정1동

2

2,737.0

십정2동

8

11,257.2

합계

45

107,411.5

부평2·6동, 청천2동,

산곡1∼4동 한 곳도 없음

출처·부평구

아울러 놀이터 흙과 모래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거나 교체하도록 하는 법을 정해 놓은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놀이터 토양오염의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가고싶은놀이터만들기운동본부 안미숙 준비위원장은 “어린이는 심신이 아직 여물지 않은 상태라서 유해물질에 더 쉽게 오염되고 이는 장래의 건강을 좌우하게 된다”며 “놀이터에 가보면 당장 눈에 띄는 위험한 시설들과 부서진 놀이기구들이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기다리고 있을 뿐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구조물 부식과 배기가스, 애완동물의 배설물, 기생충 등에도 아이들이 대책 없이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개의 배설물에서 발견되는 회충알은 보통의 회충알과는 달리 사람에게 들어갈 경우 잔질(殘疾=몸에 남아 있는 병) 증상을 일으키거나 시력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독일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6개월마다 놀이터 모래를 전량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놀이공원 수 지역별 편차 심해

한편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이 그동안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문제점과 동시에 조성된 놀이공원 수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구가 관리하고 있는 어린이놀이공원은 모두 45곳. 21개 동으로 나눌 경우 동마다 평균 2곳 정도 조성된 수치다. 그러나 아파트단지의 경우 단지 안에 놀이터를 설치, 자체 관리하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다른 결과가 나오겠지만 어린이놀이공원만을 놓고 보면 지역별 편차는 심각하다.
오히려 아파트단지가 아주 적은 부평2동과 6동, 산곡1동에 어린이놀이공원이 전무한 상태다. 산곡2동, 4동에도 어린이놀이공원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비해 갈산2동과 십정2동이 8곳으로 가장 많고 삼산동과 부개3동이 7곳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나머지 동은 대부분 1∼2곳이다.
이미 조성된 어린이놀이공원을 잘 관리하는 동시에 단독주택 밀집지역 등에 어린이놀이공원을 확충하는 데 구가 신경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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