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괴롭고 힘들다” … 경찰 “우리도 모르겠다”

부평구청 공무원 김아무개씨(48ㆍ6급)가 15일 오전 인천 서구 오류동 빈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학교급식자재 납품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 소환을 앞둔 상태였다.

경찰은 사체 발견 당시 김씨가 목도리에 목이 감긴 채 숨져있고, 유서를 남긴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경찰청은 김씨가 “부인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 가족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지난 12월 8일 학교급식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 5곳을 ‘입찰 담합 혐의’로 수사해 업체 대표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이들이 2008년 12월 말 무렵부터 6차례에 걸쳐 담합을 공모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인터넷뉴스 12월 8일자)

숨진 채 발견된 공무원 김씨는 인천경찰청이 벌인 ‘학교급식자재 납품비리 관련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드러나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었다. 김씨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10여차례에 걸쳐 금품 수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와 관련, 인천경찰청 수사2계 직원은 “김씨는 돈을 받은 혐의만 나왔을 뿐 아직까지 출석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 주변 사람들은 <부평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지인들에게 ‘괴롭다. 힘들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숨진 채로 발견되기 전 12월 8일까지 정상적으로 구청에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구청 관계자는 <부평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병가를 낸 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급식은 일반적으로 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계의 일이라 구청 공무원이 학교급식 비리에 연루된 점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아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또 불구속 입건된 급식자재 납품업체 대표 중 일부는 연락이 두절되기도 해 학교급식 비리를 둘러싼 파장이 어디까지 퍼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경찰청 수사2계 직원은 “심히 유감스럽다. 그러나 (김씨가) 왜 사망했는지 지금은 우리도 알 수 없다. 수사를 좀 더 진행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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