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딛고 남북관계 개선되길 바랄 뿐”

▲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회장 유동욱, 왼쪽부터 다섯 번째)는 14일 인천시청을 방문해 송영길 시장(사진 가운데)에게 연평도 주민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3000만원과 4000만원어치에 달하는 물품을 전달했다.
개성공업지구(이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연평도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연평도 사건이후 더욱 냉각된 남북관계 속에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물품이 이재민들을 돕는 데 사용돼 눈길을 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업지구 기업 대표자회의’ 유동욱 회장(대화연료펌프 대표이사)과 이명섭 부회장을 비롯한 5명은 14일 오전 인천시청을 방문해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구호금품과 물품 7000만원 상당을 전달했다.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는 이날 현금 3000만원과 이불 600벌과 양말 3000켤레, 겨울내의 600벌, 속옷 1000벌 등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기업대표자회의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동안 121개 입주기업으로부터 현금과 물품을 모았다.

이날 전달한 물품은 전량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물품으로, 오는 17일 연평도 주민들이 김포 양곡3지구에 있는 LH(=한국주택토지공사) 아파트에 입주하는 대로 전달될 예정이다.

구호품 전달에 앞서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던 유동욱 회장은 “우리도 함께 아픈 마음이다. 그래서 뜻을 모았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줬다”고 밝혔다.

구호품을 전달 받은 송영길 시장은 “연평도 주민들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물품이 바로 이불과 양말, 내복 등이었는데 때를 맞춰 내리는 단비처럼 정말 잘됐다”며 “연평도 이재민들을 돕는 데 협력해준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와 입주기업 모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연평도 사건 이후 찜질방과 여관 등에 머물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이 17일부터 경기도 김포시의 양곡3지구 LH 아파트로 이주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생활안정자금 1차분(성인 300만원, 18세미만 150만원)을 15~24일 지급할 계획이다.

시는 또 아파트에 입주하는 주민과 연평도 체류 주민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입주와 미입주에 상관없이 생활안정자금 지급대상자 전원에게 아파트 입주 시 소요되는 비용(성인 100만원, 18세 미만 50만원)을 이달 안에 지급키로 했다.

연평도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 지원에 나선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 이명섭 부회장은 “연평도 사건 이후 개성공단에는 북측 근로자가 700명 늘었고, 연평도 포격 뒤 엊그제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온 오스트레일리아 회사 직원의 말처럼 개성공단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다. 개성공단은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다. 남북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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