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는 부평아트센터 운영비 전액을 시 예산으로 지원하거나, 아니면 관리권을 시로 이관해 제2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으로 운영할 것을 인천시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인천시장은 10일 부평주민들과 한 한마음대화에서 “조진형 의원이 비티엘(BTL)로 730억원을 가져와 신축해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도로 가져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운영비 전액 지원, 아니면 관리권 이관’ 이야기는 민선5기 부평구청장직 인수위원회가 활동할 때부터 나왔으며, 이번 송 시장의 첫 부평구 공식방문 때 공론화됐다. 실제 부평아트센터에 매년 쏟아부어야할 예산은 부평구 재정운용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민간투자건설 사업 즉, 비티엘로 건립했기 때문에 건립비와 이자 총736억원을 20년 동안 나눠 지불해야한다. 그 액수가 연간 37억원 정도인데, 그 가운데 13억원 정도를 부평구가 부담하게 돼있다. 여기에 인건비와 운영․사업비 등 32억원을 더해 매년 최소 45억원 정도를 부담해야한다. 이는 부동산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세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부평구가 시를 붙잡고 애걸복걸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 또한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시는 부평아트센터 비티엘 임대료로 매년 23억원 정도를 내기로 돼있다. 그런데 운영비까지 전액 내거나 관리권을 이관해가라니, 좋은 소리가 나올 리 있겠는가. 게다가 송 시장의 입장에선 자신과 소속 정당이 다른 전임 시장과 구청장이 벌인 일을 뒤치다꺼리해야하는 꼴이니 부아가 나지 않겠는가.

부평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논의단계에서 제기됐던 민간투자건설 사업의 문제점 즉, 부평구 재정 운용에 상당한 압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그렇다고 지난 민선4기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폐쇄하든지, 운영하든지 둘 중 하나다. 결국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라는 이야기다.

이런 측면에서 개관한지 7개월밖에 안 된 부평아트센터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더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하고, 그래야 최고로 높아야 지출 대비 수익률이 30%라는 공공극장의 경영수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공공극장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선 좋은 공연과 프로그램,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구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으니 부평아트센터의 사업 예산을 무조건 줄이고 보자는 식은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산을 많이 들여야만 좋은 공연과 프로그램을 기획, 또는 유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점에서 부평아트센터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필요한데, 보다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지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역할이 막중한 이들이 일하는 곳을 ‘애물단지’로 취급하면 열정이 생길 리 없다. 재정과 운영을 분리할 수 없지만, 분별력 있는 사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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