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동 전교조 인천지부 초등북부지회장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번호를 잘 뽑아서 0.3% 차이로 간신히 당선된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취임한지 100일이 지난 지금도 가까스로 교육감직을 연명하고 있다.

이미 지난 8년 동안 재직하면서 교육청 산하 직원들에게 두 아들의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 수천장을 돌리고 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행사를 치르려다 언론에 문제가 된 적이 있었고, 이번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교회 교인들을 상대로 명함을 배포해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는 나 교육감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 취임 이후 각종 비리의혹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교육감의 딸은 수학을 전공했는데, 공립학교 교사 특별채용에서 가산점을 더하기 위해 학교체육연구대회에 입상해 아버지에게 상을 받았다. 전공인 수학에서는 입상실적이 전혀 없는 데다 입상한 180명의 교사 중 체육교사가 아닌 사람으로 유일했다. 입상하고 20여일 뒤에 특별채용 서류전형에 응시해 가산점 0.75점을 받아 1명만 뽑는 특채에 합격했다.

또한 특채 필기시험 출제위원들을 교육감이 위촉하게 돼있는데, 다른 해와는 달리 일선학교 교감은 모두 제외시키고 시교육청 부장과 장학사들로만 구성했다.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었고, 이는 감히 꿈도 꾸어보지 못하는 수많은 사립학교 교사들에게 비수를 꽂는 행위이었다.

지난달에는 나 교육감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투서가 접수됐는데, 여기에는 인사이동 시 대가성 금품수수 의혹과 급식업체 대표인 5촌 당숙을 통한 불법정치자금 의혹, 태풍 피해복구 때 사립학교 교장들과 골프 회동과 회식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비리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역교육장 발령 시 최소 1000만원에서 5000만원, 기타 주요 보직 발령 시 5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오갔다는 것은 교직자들 사이에 알려진 일반적인 사실이라고 했으며, 그 사례들을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황아무개씨의 경우 장학사라는 신분으로 석사논문을 거의 베끼다시피 해 물의를 빚었음에도 일반 교사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면서 교감으로 발령났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서울의 공정택 전 교육감 사례를 보더라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이 투서는 선거과정에서도 별도의 후원회 구성없이 건설업체 사장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건설업체 사장이 바로 나 교육감의 먼 친척이다. 인천 관내 59개 학교에 육류를 납품하는 업체의 사장 또한 5촌 당숙이며, 이 사람은 선거기간 나 교육감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태풍 곤파스의 피해복구가 한창이었던 당시 골프장에서 사립학교 이사장, 교장들과 골프를 치고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 또한 사실로 드러났다. 당일 오전에 출근해 조치를 취했다고 했지만 피해복구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나 교육감의 부인과 시교육청 국장, 과장 부인들이 교육청 예산으로 저녁식사까지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비리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알지 못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겠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에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청렴으로 인해 교사들이 치이고 있다. 반 강제로 청렴 연수를 받아야 하고 청렴 특별교육을 실시하며, 청렴 선서와 청렴 지킴이 등 마치 일선교사들이 청렴하지 못해서 생긴 일인 것처럼 말이다.

이는 결국 윗물이 맑지 않는 상태에서 아랫물만 맑으라고 강요하는 꼴이다. 맑은 아랫물을 만들기 위해 윗물이 스스로 정화하는 모습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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