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미복개구간 30일 준공, 악취ㆍ해충 차단…복개하천 복원 추세엔 역행

▲ 준공을 앞두고 있는 청천2동 마장경로당 앞 ‘미복개 하수도 환경개선사업’ 현장.
오랫동안 복개되지 않고 사실상 하수도로 방치돼 악취와 해충 등의 민원을 야기한 청천2동 마장경로당 앞 굴포천 미복개구간이 이달 30일 녹색공원으로 탈바꿈한다. 하지만 60억원 정도를 투입해 복개하고 공원으로 조성한 해당 구간은 언젠가 다시 걷어내고 자연하천으로 복원해야한다.

5일, 부평구는 마장경로당 앞 ‘미복개 하수도 환경개선사업’이 토목공정은 100% 완료됐으며, 녹지조성도 80%까지 완료돼 공원녹지 부분만 마무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하수암거를 설치하고 상부 공간에 녹지와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4월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를 얻어 주민설명회를 거친 뒤 12월 4일 기공식을 개최했다. 인천시는 이 사업에 총58억 7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인천시와 부평구는 장기적으로 굴포천 상류 복개구간을 복원할 계획이라, 해당 복개구간은 향후 다시 걷어내야 한다.

굴포천은 한강하류부의 왼쪽에 위치한 지류로서 인천가족공원(옛 부평묘지공원) 내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부평3동 신촌~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롯데백화점 부평점~부평구청~삼산동으로 이어지며, 부천과 김포로 흘러간다.

특히 환경과 복지를 주요한 정책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는 홍미영 구청장은 굴포천 상류 구간의 복원 없이는 하류 구간(부평구청~삼산동)의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 사업의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연형하천 구간은 현재 많은 예산을 들여 한강 물을 끌어와 유지용수로 사용하고 있고, 오폐수 차집시설을 설치했지만 강우량이 시간당 10mm 이상일 경우 제 기능을 못하고 상류구간의 오염된 물이 범람하기 때문이다.

홍 구청장은 취임 후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서도 굴포천 상류 복원 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롯데백화점 부평점이 점유하고 있는 복개주차장의 관리권을 넘겨받으면(2012년 1월 예정) 단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굴포천 상류 복개구간은 대부분 공영주차장이나 폭 좁은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환경 친화적 삶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부평미군기지 개발과 주택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굴포천 복개구간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60억원 정도를 투입한 마장경로당 앞 복개구간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후에는 걷어내고 복원돼야하는 것이다. 이번 복개 사업 전에도 전문가들은 건천화된 하천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후 장기적으로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과 단체장은 악취와 해충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민원을 수용해 복개 사업을 추진했다.

전국적으로 복개된 하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는 추세인데, 굴포천 상류구간에선 예산 수십억원을 들여 미복개구간을 복개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부평을 관통해 흐르는 굴포천이 언제쯤 자연하천으로 다가올지, 부평구민들은 주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