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암스님 정암명상치유센타
세계적인 뮤지션인 에릭 크랩튼이 작곡한 ‘Tears in heaven’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의 애절(哀切)한 마음을 담은 노래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만큼이나 각자의 가슴에 많은 사연들을 담고 살아간다. 눈물은 눈을 보호하고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체액의 한 종류이며, 모든 포유류는 눈물을 분비한다고 한다.

사람의 경우에는 조금 차이가 있어 감정의 변화에 따라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생후 3개월 이내의 신생아는 울기는 해도 눈물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에너지를 잘 보존하면서 생존을 위한 의사표현의 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성인들의 눈물은 불편한 마음의 정화에 큰 효과가 있다. 의학계에서도 감정을 정화하는 건강한 눈물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유교적인 사상이 깊숙하게 가미된 우리문화의 전통적인 가치관은 어려서부터 감정을 억제하게 교육하고, 최소한의 감정조절작용인 눈물에 대해서도 ‘허용’적이지 않은 것 같다.

상황은 그렇지만 감정을 억제당하며 자란 아동의 행동과 심리적인 특징이 보여주는 결과는 자못 심각하다. 그들은 자존감이 약하고,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에 ‘아니오’라고 하지 못하며,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을 억누르며 형성된 감정은 학습능력 저하로 인한 성적하락, 인터넷 중독, 폭식, 사물에 대한 집착, 불안, 집중력 부족, 야뇨, 악몽, 틱장애(tic disorder) 등 강박적인 행동과 과잉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정신적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눈물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울음을 통해 악화된 감정을 정화하는 명상을 처음 시작하는 참가자들의 태도를 연구해보면, 대다수가 거부의 몸짓을 보이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억압된 삶의 궤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움과 함께 연민의 마음이 가득해진다.

스탠포드 대학의 제임스 그로스와 텍사스 대학의 제인 리처드가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감정을 억누르게 하면 기억력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감정을 억누르며 살도록 학습된 사람들은 긴장을 하거나 울어야할 상황에 히죽히죽 웃기도 한다. 또는 눈물을 전혀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학습된 이성적인 태도를 견지하려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그 여인의 삶은 거친 손등의 주름살만큼이나 사연이 많아 보였다. 우여곡절이 그의 등을 휘게 했고, 젊은 생명을 먼저 보내야만 하는 슬픔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그의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였으며 정말로 많은 눈물을 흘렸고, 또 피눈물까지 쏟았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눈물샘이 전부 말라버린 것 같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해다.

‘울음명상’을 하면서 그는 자신이 했던 말과는 달리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모두 용서하고 다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어린자아와 다시 조우했으며, 청소년기 부모의 억압된 교육에 희생된 자신을 보면서 격심한 분노와 함께 자신의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대성통곡을 했다.

그리고 그날 밤 꿈속에서 자신의 실상을 보았다고 했다. “꿈속에서 어떤 젊은 남자가 나타나더니 아주 맛이 있고 보석이 박힌 듯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세 개나 주더라”는 것이었다. 그중에 하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손에 들고 있는 두 개의 아이스크림이 녹고 있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보니 아주 큰 대형냉장고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냉장고로 달려가서 문을 힘껏 열었는데, 그 속에는 핏빛 같은 분홍색의 얼음이 아주 두껍게 얼어 있었다고 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두꺼운 얼음 속에 아이스크림을 넣고는 문을 닫고 돌아서다 잠에서 깨어났다고 했다. 하도 꿈이 생생해 꿈의 내용을 정리해 보니 살면서 순간마다 정화하지 못하고 쌓아두었던 자신의 내면을 거기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평생 동안 자신도 모르게 차곡차곡 쌓아올린 그 두껍고 부정적인 감정의 얼음을 녹여서 없애버리지 않고서는 자신의 건강과 미래 또한 좋지 않으리라는 깨달음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한 행복을 위한 긍정적인 마음수행을 선택한 자신의 내면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웃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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