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인천권 도시대학 졸업식…‘부개동 철로변 문화광장 설치 방안’ 대상 수상

▲ 2010 인천권 도시대학이 8주간의 전문 과정을 마치고 10월 23일 오후 인하대 하이테크센터 스카이라운지에서 졸업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졸업식을 끝내고 전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도시는 산업발달로 끊임없이 확장됐으나 다른 한편으로 환경오염, 혼잡ㆍ실업ㆍ소외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침저녁 교통체증과 매연에 시달리고, 주변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여 있으며, 옆집에는 누가 사는지도 알 수 없다. 이것이 진정 우리도시의 모습일까.

이러한 도시의 근원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주민 스스로 자기 지역을 살고 싶은 도시로 가꾸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도시대학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4일 개강한 ‘2010 인천권 도시대학’이 8주간의 현장실사와 전문교육을 마치고 10월 23일 인하대 하이테크센터 스카이라운지에서 열린 졸업식으로 마무리됐다.

졸업식은 6개 팀 과제별 발표회와 지도교수 평가 토론, 졸업장 수여식, 감사패 전달, 시상, 기념 촬영 등으로 진행됐다. 시상에서 영예의 대상은 ‘소통과 나눔의 부개동 S라인 만들기’라는 주제로 부개동 철로 변 문화광장 설치 방안을 발표한 1팀(548점)이 차지했다. 이어 최우수상에는 ‘아동과 여성이 행복한 삼산동 만들기’라는 주제로 인간이 행복한 길을 제시한 3팀(527점)이 차지했다.

▲ 생태와 문화가 살아있는 부평공원을 주제로 도시계획 정책을 설명하고 있는 이연옥 부평구미술인회 회장.
부개동 철로 변을 생태적 문화광장으로

이번 도시대학 주요과정은 ▲도시대학 입학식 ▲대상지 방문과 현장조사 ▲대상지 모형제작과 브레인스토밍 ▲특강과 우수사례 현지답사 ▲중간발표와 피드백 진행 ▲기본구상 및 특화전략 발표 ▲기본계획(안) 작성과 매스모델 작성 ▲최종발표 및 도시대학 수료식 등으로 진행됐다.

대상을 수상한 1팀(팀장 이창하ㆍ부개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부개동 철로변 문화광장 설치 방안이라는 주제로 철로변을 주민들의 건강과 녹색이 살아있는 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 방안으로 차량동선 조성, 도심산책로 확보, 녹지네트워크 만들기, 마을 공공화단과 물길 조성, 객차를 활용한 문화시설 건립, 자연생태체험학교 운영 등을 제시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3팀(팀장 김미정ㆍ인천여성회 부평지부장)은 ‘벽은 허물고 길은 통하게 하라’는 부제로 행복한 삼산동 마을 만들기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이야기가 있는 산책로, 자연이 숨 쉬는 생태하천, 어린이를 위한 숲 놀이공원, 주요 보행로와 통행로 정비, 마을 안전지도 작성 등을 제시했다.

▲ 각 팀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심사위원단과 도시대학 참가자들.
4팀(팀장 이연옥ㆍ부평구미술인회 회장)은 ‘생태와 문화가 살아있는 부평공원’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며 인근 주민들의 문화저변 확대를 위한 참여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굴포천 복원, 부영공원과 연계한 생태적 순환로 조성, 미술 장날, 길거리 갤러리, 거리 공연, 공원 공교육 프로젝트 조성, 자연복원사업, 도시농업 등 에코패스(=생태 순환로)를 개발해 친환경적이고 인간적인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커뮤니티 허브로서 뫼골공원 만들기’라는 주제를 택한 2팀(팀장 이성수ㆍ청천1동 주민)은 주민 중심적 뫼골 커뮤니티센터에 대한 도시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마을공동체 회복 주민협의체 구성, 주민참여형 문화거리 조성, 만남과 소통의 예술 공간 조성, 주민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원적산ㆍ나비공원과 연계한 공원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인천시청 미래광장을 발표한 5팀(팀장 이민수ㆍ인천시도시디자인추진단)은 물리적 경계가 없는 소통과 나눔의 열린 광장에 대한 도시정책을 제안했고, 6팀(팀장 전경희ㆍ중구의회 의원)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조계지길 조성 정책을 발표했다.

도시대학, 실천하는 거버넌스의 정형으로 우뚝

과제물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인천발전연구원 도시계획연구실 김용하 선임연구위원은 “각 팀이 7주 동안 정말 열심히 마을을 돌면서 많은 도시계획을 입안한 것 같다”며 “이 소중한 결과물이 단순히 보고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정에 맞게 현실적인 정책으로 실현해 바람직한 도시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인천도시대학 학장을 맡았던 동정근 인하대 교수는 총평을 통해 “인천에서 도시대학이 활성화되고 정치인ㆍ전문가ㆍ주민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 뒤 “말 뿐인 거버넌스(민ㆍ관의 협력적 네트워크)에서 실천하는 거버넌스의 정형으로 도시대학이 우뚝 서고 있다. 이번 기회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운 미래의 도시상을 그려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종 발표회를 끝까지 지켜본 부평구 손해근 부구청장은 “그동안 관 일변도로 정책을 내며 우월한 지위에서 도시계획을 입안해 왔는데, 이번 도시대학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열정을 보며 다시 한 번 참여행정의 중요함을 알게 됐다”고 한 뒤 “주민과 의회와 시민단체와의 갈등을 줄이고,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는 올바른 도시정책을 내세워 여러분의 결과물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화답했다.

도시대학 전체 진행과 지도교수 총괄 실무를 책임졌던 김경배 인하대 교수는 <부평신문>과한 인터뷰에서 “정말 보람 있고 소중한 프로젝트였다. 국토해양부와 부평구, 그리고 지도교수들이 힘을 합쳐 성공적으로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주제발표 또한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고 한 뒤 “6개 팀의 과제물이 현실적인 시정 사업으로 선택돼 친환경적이고 친생태적인 도시가 창조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 11월 8일, 공무원들과 간담회와 12월 전국 도시의제 경연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참고로 도시대학이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습프로그램이다. 주민ㆍ행정기관ㆍ시민단체와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의견을 나누며 상대를 이해하는 가운데 살고 있는 도시공간을 가꾸기 위한 공동의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도시대학은 경기권, 인천권, 충청권, 호남권에서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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