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는 결혼하지 않은 성년 여성을 뜻한다. 그런데 다양한 합성어를 만들어 내면서 본래 뜻과 다른 뉘앙스를 전한다. 처음으로 지었거나 발표한 문학·예술 작품을 가리켜 흔히 ‘처녀작’이라고 표현한다.

‘처녀작’의 ‘처녀’는 본래 지닌 뜻이 아니다.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순결’의 뜻이 있다. ‘처녀작’은 여성의 순결을 강조한 말이 된다.

반면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성을 뜻하는 ‘총각’은 이런 식으로 쓰이지 않는다. 본래 의미로만 쓰인다. 그러고 보면 ‘처녀작’은 남성의 시각에서 나온 말이다.

“그 잣나무숲은 ‘처녀림 그대로 자라난 야생의 숲’은 아니었던 것이다” ‘처녀림’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이다. ‘처녀림’도 여성의 순결을 드러낸다. ‘처녀림’ 대신 ‘원시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성차별적인 표현을 반성하고 중립적인 표현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전에는 수컷에 의한 수정 없이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생식 방법을 가리키는 말로 ‘처녀생식’이 많이 쓰였다. 그러다 ‘단성생식’이란 표현으로 대체돼 주로 쓰인다.

<신문과방송>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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