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터넷 비속어 사용 심각

‘찐찌버거’와 ‘잉여인간’이 무슨 말일까? 요즘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비속어 중의 하나다. 찐찌버거는 ‘찐따’ ‘찌질이’ ‘버러지’ ‘거지’의 줄임말이고, 잉여인간은 쓸모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헐,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 것)이 레알(정말) 쩔더라(대단하더라)”
“그래,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 병맛(병신 맛)인게 빡쳐(화가 나)”

요즘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비속어ㆍ은어들을 조합해봤다. 최근 <부평신문>이 부평의 한 중학교 학생 30명에게 비속어와 은어들을 적어보라고 했더니 10~30여개의 단어들을 적었다.

이들 중에는 ‘ㅂ2ㅂ2(바이바이)’ ‘ㅇㅋ(오케이, 알았어)’ 등 핸드폰 문자를 보내기 위해 자음만 사용하는 줄임말도 있었지만, ‘찐찌버거’ ‘잉여인간’ ‘개망(완전히 망함)’ 등 뜻을 알기가 어려운 비속어와 은어들도 상당수 있었다.

학생들은 이 단어들을 대부분 인터넷 채팅이나 친구들을 통해 배웠다고 밝혔으며,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버릇을 고쳐야한다 데 공감했다.

김아무개(14)양은 “이런 단어들을 모르면 친구들이랑 대화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알 수밖에 없다”며 “아마 지금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랑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랑 받아쓰기 시험을 보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아무개(14)양도 “이런 단어는 청소년끼리만 아는 단어라 어른들하고는 소통하기 어렵고, 이런 단어를 쓰면 수준이 낮아 보이기 때문에 고쳐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이나 대중매체에서 먼저 이런 단어 사용을 자제하고 우리말을 잘 사용해야 청소년들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ㆍ이하 교총)가 564돌 한글날을 앞두고 유치원ㆍ초ㆍ중ㆍ고등학교와 전문직 교원 45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교원 10명 중 7명이 ‘학생들 대화 내용의 반 이상 또는 대화가 조사를 빼놓고는 욕설ㆍ비속어ㆍ은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 인터넷의 등장(49.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영화ㆍ방송매체 등의 영향(34.2%), 가정ㆍ학교에서 교육 부족(11.2%), 귀하게 자란 영향(5.0%) 순이었다. ‘인터넷 사용 이전과 비교해 볼 때 학생들의 욕설ㆍ비속어ㆍ은어 사용 빈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는 ‘사용빈도가 높아졌다’는 응답 비율이 96.2%로 매우 높았다.

‘학생들이 왜 욕설ㆍ비속어ㆍ은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0.7%가 ‘죄의식 없이 무의식 속에 습관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욕설을 하지 않으면 또래집단의 동질성 상실과 소외감에 대한 부담’ 25.0%, ‘또래 친구들에게 과시용’ 3.9% 순이었다.

‘학생들의 대화 중 몇 퍼센트가 욕설ㆍ비속어ㆍ은어를 사용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20%이상~50%이내’ 52.7%, ‘50%이상~70%이내’ 22.4% 순이었다. ‘학생들의 욕설ㆍ비속어ㆍ은어 사용에 대해 얼마나 자주 보거나 듣느냐’를 묻는 질문에는 ‘거의 매일’이라는 응답 비율이 56.4%로 가장 높았고, ‘1주일에 3~4회’ 23.9%, ‘1주일에 1~2회’ 14.5% 순이었으며 ‘거의 듣지 못하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요사이 사용하는 은어ㆍ비속어의 예 10개(병맛ㆍ열폭ㆍ레알ㆍ쩔라ㆍ베프ㆍ비충ㆍ얄짤ㆍ담탱이ㆍ안습ㆍ존나)를 보여주고 그 의미를 아는 것이 어느 정도이냐?’를 묻는 질문에는 ‘8개 이상’을 안다는 응답이 14.7%, ‘5개 이상’ 29.2%, ‘1~2개 정도’ 28.5%, ‘3개 이상’ 21.3% 순이었다.

교총은 “이러한 결과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언어 습관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으나, 다소 부족하다는 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언어 습관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준다”고 밝혔다.

‘욕설ㆍ비속어ㆍ은어 사용에 대한 교사의 지도에 대해 학생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1.5%가 ‘겉으로는 수긍하나 속으로 수긍하지 않는 것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잘 수긍하고 따른다’는 응답은 1.3%로 매우 낮았다.

‘바른말 사용 캠페인 전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현재 이러한 캠페인이 어디로부터 전개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방송과 언론’이라는 응답 비율이 49.8%로 높았으며, ‘학교와 가정’ 36.4%, ‘포털 싸이트’ 11.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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