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ㆍ새마을금고ㆍ농협ㆍ수협ㆍ저축은행 취급, 이자 10.6~13.1%

정부가 지난달 26일 미소금융에 이어 ‘햇살론’을 출시했다. 햇살론을 취급하는 기관은 신협과 새마을금고, 수협, 농협 등으로 이자는 10.6~13.1%이며, 창업자금과 생활자금이 그 대상이다.

햇살론은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부평에서는 신협과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저축은행에서 취급한다. 인천신용보증재단이 대출액의 85%를 보증해준다.

햇살론을 통해 대출을 받고자하는 사람들은 가까운 신협 또는 새마을금고를 방문하면 된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보증업무를 상호금융기관(=신협ㆍ새마을금고ㆍ수협ㆍ농협 등)에서 다루는 만큼 인천신용보증재단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 상호금융은 이자가 10.6%이고, 저축은행은 13.1%다.

햇살론은 상호금융(8000억원)과 저축은행(2000억원)에서 출연한 1조원에 복권기금 등 정부 출연금 1조원을 합한 2조원의 보증재원을 통해 연간 2조원씩 5년 동안 10조원의 자금을 대출해줄 예정이다.

인천신용보증재단 서동규 부평점장은 “미소금융이 주로 저소득층의 창업과 자활에 초점을 뒀다면, 햇살론은 긴급생활자금까지 지원해주고, 지원 대상도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저소득 노동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지원 폭과 범위를 넓힌 게 미소금융과 차이”라고 설명했다.

햇살론 대상은 신용등급이 6~10등급 또는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자영업자(무등록ㆍ무점포 포함)와 농림어업인이며, 일용ㆍ임시직 노동자도 포함된다. 신용등급이 아예 없는 ‘무등급’ 서민이나 기초생활 수급자, 차상위 계층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자금은 사업운영자금과 창업자금, 긴급생활자금으로 각각 최대 2000만원, 5000만원, 1000만원이다. 신청인의 신용등급과 사업자 등록 여부 등에 따라 대출금액은 달라지며, 자세한 내용은 취급기관을 방문해 확인할 수 있다.

운영자금과 창업자금의 상환조건은 1년 거치 4년 이내 균등분할 상환이고, 생계자금은 3~5년에 걸쳐 갚으면 된다. 햇살론의 경우 신용회복위원회 등을 통해 개인회생 또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거나, 3회 이상 연체와 부도 등으로 은행연합회에 등록돼있으면 대출이 불가능 하다.

실패한 미소금융, 햇살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정부는 이번 햇살론 출시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의 고금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금리 사채 이용자가 햇살론으로 갈아탈 수 있을 경우 금리 부담이 30~40%대에서 10%대로 낮아지게 돼 그만큼 이자부담이 줄게 된다. 하지만 이는 미지수다.

앞서 출시한 미소금융이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각 취급기관 창구는 비교적 한산하다. 정부가 미소금융에 비해 지원 폭을 넓히고 문턱을 낮췄다고 하지만 햇살론에 대한 반응은 미소금융과 큰 차이가 없다.

미소금융의 경우 인천에서 발생한 대출 건수가 하루 평균 3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같은 방식의 ‘무담보 자영업자 특례보증’을 실시한 인천신용보증재단의 경우 하루 30건이 넘는 대출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미추홀신협 김용렬 전무는 “미소금융은 자격요건이 대체로 까다로웠다. 문턱이 높아서 그런 것인데 사실 이번에 출시한 햇살론의 경우도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고금리 사채 이용자들이 갈아탈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사채 이용자들이 대부분 자격요건을 충족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용불량자와 낮은 신용등급의 금융소외자의 경우 햇살론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각종 금융지원 제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외에도 신용회복기금, 개인워크아웃 등 각종 지원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금융지원 제도를 인천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한편, 햇살론 출시를 두고 중소기업, 자영업자,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해 ‘릴레이션 뱅킹’을 할 수 있는 지역은행 설립을 주창하고 있는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양준호 교수는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금융 사각지대 지원프로그램을 지역차원의 수요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2000명을 상대로 앙케이트 조사를 했는데, 신용회복기금이 작동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이 5%에 불과했다. 전국차원에서 진행하다보니 지역의 수요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중앙과 지역 간 비대칭성이 발생해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있음에도 지역에서는 모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그렇다면 지역에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그 대안으로 인천에 여신업무만을 취급하는 ‘릴레이션 뱅킹’인 가칭 ‘인천시민은행’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소금융이든 신용회복기금이든 모두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제도다. 이번 햇살론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정부의 바람대로 고금리 사채에서 햇살론으로 갈아타면 다행이다. 햇살론이 ‘저 소득, 저 신용’자에게 햇살을 비춰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릴레이션 뱅킹(relation banking) : 경기순환에 비탄력적인 관계지향형 금융으로 호황국면 일 때 투자를 자제하고 불황국면에는 연구개발과 투자지원을 촉진하는 금융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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