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 후원회 고액기부자에 건설회사 관계자 가장 많아

‘정치후원금은 당선자를 알고 있다’는 불문율이 또 다시 확인됐다.

<부평신문>이 정보공개를 통해 인천시장 후보자들의 후원회가 모집한 정치후원금 내역을 살펴본 결과, 당선된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은 총5억 5029만원을 모은 반면, 낙선한 한나라당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4억 8792만원을 모았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당선된 안상수 전 시장은 3억 9350만원을 모은 반면, 낙선한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는 1억 2850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 후원회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

고액기부자 대부분 건설사 대표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후원회는 5억 5029만원을 모았는데, 이중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총36명이었다. ‘300만원 초과 기부자’들이 낸 정치후원금은 모두 1억 7970만원이다. 이중 회사 대표 등이 30명에 달하며, 이들 회사는 대부분 건설업 관련 업종이다.

주요 기부자로는 김광식 정광종합건설 회장, 김광섭 유림골프클럽 대표, 김몽현 SK텔레콤 상무, 임동호 동현주택 대표, 문완진 일주건설 대표이사, 이강일 나사렛의료재단 이사장, 조완연 대덕그룹 회장 등이다.
▲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후원회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
낙선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 후원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총4억 8792만원을 모았는데,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40명으로, 이들이 낸 후원금을 합하면 1억 9900만원이다. 총액에서는 송 시장 후원회에 밀리지만, 고액 기부자는 더 많았다.

300만원 초과 기부자 중 상당수가 건설업 등 회사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기부자로는 송춘규 전 서구청장 후보, 김광식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이낙연 임광토건 전무이사, 김진만 동건공업 대표이사, 설도운 삼성테스코 상무, 진재근 대상종합건설 대표, 황규철 경림종합건설 회장 등이다.

한편, 평화민주당 백석두 후보 후원회는 총1억 650만원을 모금했다. 300만원 초과 기부자의 후원금은 모두 6100만원이다. 진보신당 김상하 후보 후원회는 총2790만원을 모았으며,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1명에 그쳤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은 “현행 선거법은 300만원 이상을 후원한 이른바 ‘고액 후원금 기부자’ 명단만을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경우 개별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기부금 공개 기준을 더 낮추고 후원자의 신상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오기하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300만원 초과 기부자’에 건설업 대표 등이 다수 포함된 것에 대해 “팔은 안으로 굽게 돼있는 만큼, 위험한 소지가 있다”며 “소액기부 활성화를 위해 공개 거리 모집 등 다양한 방법이 양성화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투명하지 못한 기부 현황

▲ 평화민주당 백석두 인천시장 후보 후원회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
안 전 시장 후원회가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기부자 명단과 송 시장 후원회가 신고한 기부자 명단은 정보공개의 투명성에서 확연히 구분됐다. 송 시장 후원회의 경우 성명․직업․전화번호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반면, 안 시장 후원회의 경우 직업 구분을 자영업․사업가․회사원 등으로 추상적으로 기재했다.

특히 평화민주당 백석두 후보 후원회의 경우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엉터리로 기재했다. 이름과 기부금액, 기부일자만 기재했을 뿐만 아니라 특정인의 경우 이름과 기부액 등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비용 보전 사업을 진행 중이며, 허위 부분이 있으면 조사할 예정”이라며 “백석두 후보에 대해서도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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