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출정식으로 기선 잡기”↔“요란한 출정식보다 민심 중요”

▲ 민주당 김희갑 후보가 15일 출정식 후 유권자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7.28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시작됐다.

이날 계양<을> 선거구에서 민주당 김희갑 후보는 정세균 당 대표와 손학규ㆍ정동영 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유세를 통해 초반 기선잡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는 출정식 대신 계양산 등산객 등을 만나는 등 민심 탐방을 이어갔다. 민주노동당 박인숙 후보도 새벽 5시 계양산에 오른 시민들을 만나고, 8시엔 출정식을 진행했다.

오전 11시 계양구 계산동에서 열린 김희갑 후보 선거대책본부 출정식에서 정세균 대표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마지막 심판”이라고 한 뒤 “송영길 인천시장의 원활한 시정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김 후보의 당선을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김 후보를 당선시켜 송 시장의 체면을 지켜주고, 이명박 정부가 민심을 외면하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국민의 심판을 받게 하자. 국민을 편 가르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민심보다는 다음 정권을 어떤 방법으로 잡을까, 하는 생각밖에 없다”고 이명박 정부를 비난했다.

정동영 전 대표도 “김 후보를 계양에서 당선시켜 송 시장과 함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다시 국민의 힘을 보여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대규모 출정식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수도권 선거 분위기를 선도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계양에서 먼저 승기를 확실히 다진 뒤 서울 은평으로 MB심판의 여론을 몰아간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시장 상인을 만나고 있다.<사진제공ㆍ이상권 후보 선대위>

“요란한 출정식보다 민심탐방이 더 중요”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는 대규모 출정식보다 조직 표에 기반을 둔 민심 탐방에 집중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별도의 출정식 대신 계양산 등산객 등을 만나는 등의 민심 탐방에 나섰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계양의 진정한 일꾼을 뽑는 선거지 인천과 아무런 연고도 없으면서 이 지역구 저 지역구를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될 순 없다”고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특히 민주당의 낙하산 공천에 대해 지역의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인천에서 여당이 된 민주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오히려 작동하고, 두 번의 낙선에도 지역을 지켜온 이 후보에 대한 동정여론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6.2 지방선거가 끝난 지 불과 한 달밖에 안 된 상황이라, 야당에서 말하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민주노동당 후보의 약진도 예상되는 만큼 분위기는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박인숙 후보는 이날 새벽 5시부터 계양산에 오른 시민들을 만난 뒤 8시엔 선거운동원과 이용규 인천시당 위원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출정식을 진행했다. 박 후보는 인천지하철과 코레일 공항철도 간 환승 통합을 주요 지역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병방시장을 찾고, GM대우 비정규직 해고자들을 위한 문화제에도 참여했다. 이어, 계양산 골프장 무효 행정소송 감정비 마련을 위한 일일 호프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 민주노동당 박인숙 후보가 유권자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낙하산 공천 거부감에 민노 후보 약진…혼전 예상

계양<을>은 송영길 인천시장이 3선에 성공한 지역구로, 인천에서 민주당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더욱이 비교적 젊은 층이 밀집한 지역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30ㆍ40대 층이 많이 살고 있다. 하지만 김희갑 후보에게 이번 보궐선거 분위기는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김 후보는 200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양천구청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했고, 2004년 총선에서는 양천<갑>에 출마했다가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에게 패배했다. 또한 18대 총선에서는 광주 남구에서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이 낙하산 공천을 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또한 6.2 지방선거 후 바로 치러지는 선거로 인해 ‘정권 심판론’이 좀처럼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휴가철에 치러져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노당 박인숙 후보가 지역 기반이 튼튼하지는 않지만, 인천에서 노동운동과 여성운동, 계양산 살리기 운동을 벌여온 점이 좋게 평가를 받고 있어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진보신당을 비롯한 진보진영과 시민사회의 지지까지 어느 정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10% 이상의 득표율을 무난하게 받을 것으로 민노당은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송영길 시장에게 두 번이나 석패한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에 대한 동정여론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10년 이상 계양에서 시민운동을 전개해온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계양지부 조현재 사무국장은 “민주당 공천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알지도 못 하는 사람이 공천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자만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박인숙 후보도 인천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와 선전이 예상된다”며 “다만 이상권 후보에 대한 인물 평가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김희갑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유권자 장상미(34ㆍ여)씨는 “사실 관심 밖이다. 후보들이 누가 나오는지도 잘 모르겠다. 휴가철이라 선거를 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계양사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김아무개(55)씨도 “방송에서 나오는 ‘정권심판 대 지역일꾼’ 대결은 믿을 수 없다. 시민들 관심 밖 선거 같다”며 “그래도 이름 한번 들어보고, 얼굴이라도 본 사람을 찍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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