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숙 노동자교육기관 조직실장
“나와 가족을 위해 투표로 말하세요!” 6월 2일 실시되는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캐치프레이즈다. 맞는 말이다. 선거는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내 목소리를 대변하고 나를 대신해서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고, 그 행위인 투표는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자, 소중한 권리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새롭지 않은 말을 다시 강조하는 이유는 투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을 보면, 처음 지방자치의 의미를 담아 선거를 치렀던 1995년에는 68.4%로 열 명 중 일곱이 투표했다. 지금 생각하면 가히 꿈같은 수치다. 우리 유권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했나 하는 자랑스러움이 한쪽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때뿐, 그 후 50%를 조금 넘거나 못 미치는 투표율을 유지했다. 4년 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는 51.6%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것은 전국 평균이고, 인천은 44.2%로 전국 평균보다 8% 더 낮은 최하위를 보였다.

그러나 유권자만을 탓할 수 없다. 전남 화순의 경우 현 군수가 취임한지 한 달 하고 조금 지나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군민 20여명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혐의다. 그런데 더 가관은 군민들에 의해 선출된 화순군의 역대 민선 군수가 모두 구속됐다는 것이다.

민선 1, 2대 임아무개 군수는 199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민선 3대 임아무개 군수도 취임식 이전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부군수가 군수의 취임사를 대신 낭독하는 옥중취임식을 치렀다. 이 3대 군수는 보석으로 풀려나 군정을 수행했지만 2004년 1월 군수직을 잃을 때까지 2년여 동안 내내 재판을 받았다.

뒤를 이어 2004년 6월 취임한 이아무개 군수는 검찰에 의해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각종 비리 의혹 때문에 계속된 검찰 수사에 시달려야했다. 그리고 이번 전아무개 군수가 취임 1개월 여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를 맞은 것이다.

다양한 세력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져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것도 있지만, 문제가 될 소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그래서 화순군민 사이에서는 ‘다른 지역민들을 만났을 때 창피해서 화순에서 산다는 말을 못한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무상급식’이다. 기초의원 후보에서부터 광역단체장, 교육감 후보까지 무상급식과 관련한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10여년 전 민주노동당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정책을 제출했을 때 ‘포퓰리즘’이니 ‘좌파정책’이니 하며 색깔을 입혔던 많은 사람들조차 지금은 무상급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왜 일관성이 없냐고, 당신들이야말로 포퓰리즘이 아니냐고 따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무상급식이 대세가 된 지금의 정세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조금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무상급식’이 모두 같은 내용은 아니다. 어떤 정당은 친환경이 필수이고 부모의 소득에 상관없는 전체 학생의 무상급식을 얘기하고 있다.

또 어떤 정당은 ‘서민 무상급식’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저소득층 자녀를 선별해서 그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제공하자고 한다. 전체 학생의 무상급식과 ‘서민 무상급식’은 큰 차이가 있다. 이미 결식아동들에겐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서민 무상급식’이라면 그 지원 폭을 조금 더 넓히자는 것밖에 안 된다.

특히 일부가 됐든 다수가 됐든 전체 아이들이 아닌 ‘서민’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제공할 경우, 그것은 곳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아이들을 편 가르기 하는 것이며 곧 마음을 상처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유권들에겐 그냥 ‘무상급식’만 들린다.

“나와 가족을 위해 투표로 말하세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무상급식’을 얘기해도 정당마다 실제 내용은 다르다. 마찬가지로 어떤 정당의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정책과 제도가 달라진다.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와 우리 가족의 생각을 옳게 대변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결국 나와 가족, 우리 세상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각자 8명의 대리인을 뽑을 수 있다. 인천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모두 381명이다. 나와 가족을 옳게 대변하고 혼자 누리는 행복이 아닌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이룰 후보가 누군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 가족을 위해 꼭 투표로 말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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