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도시농부도 따라하는 농사이야기④

▲ 감자싹이 여러개가 나왔다. 실한 싹 한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내준다.

흙을 알아야 농사가 쉽다.

작물을 키우는데 중요한 몇가지 요소가 있다. 빛도 중요하고, 온도와 물도 중요하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흙일 것이다. 어떤 흙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작물이 건강하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된다. 나머지 요소들은 자연에 맡기는 것으로 농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흙을 만드는 것이다.

흙의 성질을 토성(土性)이라 하는데 토성은 흙의 입자크기와 관련된 것이다. 점토질 흙이냐 모래질 흙이냐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모래와 양토 점토가 어떤 비율로 존재하느냐에 따라 흙의 성질을 이야기한다. 농사짓기 좋은 땅은 모래와 양토가 적당히 섞긴 모래참흙이 좋다. 물 빠짐과 통기성이 좋기 때문이다.

작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흙의 산성도도 중요하다. 대부분 농사를 오래 짓다보면 흙이 산성화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황토 흙으로 대부분이 산성토양이다. 작물이 잘 자라는 산도는 ph6.5정도로 중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 3년에 한번씩 전 농지에 석회를 뿌려주도록 지원을 해준다. 석회를 뿌리면 칼슘성분이 산성토양을 중화시켜준다. 최근에는 친환경제재로 폐화석을 이용하기도 한다. 조개껍질을 고온으로 구워 가루를 낸 것으로 토양개량뿐 아니라 칼슘비료 역할도 해준다.

작물의 밥, 거름

그러나 역시 작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흙속에 있는 거름이다. 거름과 퇴비, 비료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가장 넓은 의미로 거름이란 말을 쓴다. 퇴비든 비료든 모두 땅을 걸게한다 하여 거름인 것이다. 퇴비는 풀 등으로 퇴적시켜 만든 거름이고, 구비는 축분 등으로 만든 거름을 이야기한다. 합쳐서 퇴구비라고 한다. 비료는 그런 모든 거름의 재료들을 말한다.

조금 과학적인 상식을 이야기해보자. 작물이 자라는데에는 필수 16원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소들은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거름으로 주로 보충해주는 3가지 원소는 질소, 인산, 칼륨이다. 흔히 이것을 비료의 3요소라고 한다. 그만큼 중요한 원소가 이 세가지이다.

첫 번째 질소는 이 세가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소이다. 나머지 비료를 모두 주어도 질소를 주지 않으면 안준 것과 같고, 나머지 비료는 주지 않아도 질소질 비료만 주면 웬만큼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할 정도로 질소질 거름은 중요하다. 화학비료 중에서도 가장 많이 주는 요소가 바로 이 질소질 거름이다. 질소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원소로 기본 몸집을 구성하는 것이므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과도한 시비를 하게되면 작물이 흡수하지 못하고 땅으로 스며들어 땅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된다.

인산은 열매비료라고 한다. 열매를 잘 맺게 해주는 비료이다. 칼륨은 뿌리에 도움이 많이 되는 뿌리비료이다. 세가지 원소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나머지 16원소와 그 외에 다양한 미량원소들이 작용을 해주어야 건강한 작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화학비료로 키운 작물보다는 유기물함량이 높고 다양한 미생물들이 함께 사는 흙에서 키운 작물이 건강하고 맛도 좋다. 유기물의 중요성과 텃밭에 거름을 만드는 법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 흙은 부피를 기준으로 광물질 등 고체성분이 50%, 기체(공기)가 25%, 액체(물)가 25% 일때 작물이 자라기 좋다. 이때 고체중 광물질이 45%, 나머지는 유기물이 5%정도 되면 가장 좋다.

텃밭 작물들이 손길을 요구할 때

요즘 텃밭에 가보면 손길을 요구하는 작물들이 많다. 먼저 쌈채소 뿌린 것들을 솎아주어야 한다. 씨를 뿌리고 나면 촘촘히 나온 새싹들을 듬성듬성 뽑아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물이 자랄 공간이 충분치 않아 자기들끼리 치이다가 제대로 크지 못한다. 아깝더라도 과감하게 싹을 솎아내준다. 이렇게 두 세차례 하면서 솎아먹고 나중에는 일정간격으로 작물을 남겨두고 키운다. 상추는 수확하기 시작하면 2~3일에 한번쯤 수확할 수 있으므로 이때부터는 텃밭에 자주 발길을 해야한다. 상추는 한번 수확할 때 먹을 수 있는 잎들을 다 수확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나머지 잎들이 더 빨리 자라 최대한 많이 수확해 먹을 수 있다.

▲ 적환무 새싹 솎아주기 전.
▲ 적환무 새싹을 일차로 솎아준 상태

3월에 심은 감자는 지금쯤 싹이 꾀 자랐을 것이다. 감자싹이 여러개 나온 곳은 실한 싹 한 개만 남겨두고 솎아준다. 감자는 줄기를 키울 필요가 없으니 줄기는 하나만 남겨두고 뿌리를 잘 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주변에 나는 풀을 매주면서 감자의 북을 준다. 감자가 안아 커지기 시작하면 흙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고추와 토마토는 뿌리를 다치지 않게 미리 지주대를 세워주면 좋다. 토마토의 경우 키가 크게 자라므로 삼각지주를 세워주면 좋다. 5월 말이 되면 고구마를 심을 때이다. 서리태와 메주콩 등 대부분의 콩과 작물들도 이때부터 파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풀들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므로 드디어 풀과의 전쟁을 시작하는 때가 된다. 그러나 주인이 자주 찾아가는 밭은 풀이 적다. 풀이 작을 때부터 조금씩만 관리해주면 풀이 날 틈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발길이 더딘 밭은 금방 풀이 자라 게으른 티를 내게 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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