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암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무상사ㆍ불교명상심리치유상담연구소)
생활고ㆍ불륜ㆍ가출ㆍ마약ㆍ알코올중독ㆍ도박ㆍ인터넷게임중독 등은 매일매일 뉴스를 통해 이제 우리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삶의 일부분이 됐다.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도 무뎌져 나의 일이 아니면 그만일 뿐, 새로워하는 사람도 드물다.

어느 날 젊은 새댁이 아이들 손을 잡고 이혼상담을 하러 왔다. 그의 얼굴은 짜증과 피곤함이 역력해 굳어 있었고, 아이들은 불안해하며 소리치고 울고 물건들을 집어던지면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보였다. 그러나 그 새댁은 아이들의 불안한 행동을 단순히 성격이 활달해서 그런 것으로 보며 웃어넘겼다.

이혼율 세계1위 미국, 2위 영국, 3위 한국. 2008년 현재 우리나라 남자는 인구 1000명당 5.8명이 이혼했으며, 여자는 5.7명이 이혼한 걸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30년 전인 1970년에 비해서 이혼율이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아이를 유산하거나 사산한 부부의 이혼율은 높아지는 반면 고학력에 늦은 결혼을 한 부부와 아들이 있는 가정은 이혼율이 확연히 떨어지고 있다.

이혼은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돼 발생하고 있다. 생활고와 배우자의 불륜ㆍ가출ㆍ마약ㆍ알코올중독ㆍ도박ㆍ인터넷게임중독 등은 사실 이혼 사유를 보증하기 위해 겉으로 드러나는 빙산의 일각이다. 바다 속에 조용하게 가라앉아 있는 빙산의 규모가 위로 솟아있는 크기보다 엄청나게 큰 것처럼, 이혼할 상황이면 커다란 상처와 앙금이 터질듯이 팽창돼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실을 바꾸려면 엄청나게 많은 노력과 금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처한 외부현실을 바꾸려고 무진 애를 쓴다. 또한 자기가 처한 외부사람들을 바꾸려고 수많은 에너지를 낭비한다. 결국 이혼에 이르기도 한다.

문제 해결이 이혼밖에는 없을까?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행복으로 전환하기 위해 잠시 철학자들을 흉내 내며 생각을 향유해 보자. 존재하는 현실의 관계들이 내 마음에 안 들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것보다는 생각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이건 너무 철학적인가? 열매를 바꾸고 싶은가? 그럼 씨앗을 바꾸는 방법은 어떤가? 자꾸 나쁘게만 나오는 결과를 바꾸고 싶은가? 그럼 좋은 생각으로 바꾸고 다시 해보는 건 어떨까?

자, 이제 마음챙김(Mindfulness) 또는 마음정리를 해보도록 하자.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저질러진 결혼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일은 타임머신이 없는 한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지해야한다. 타임머신이 있더라도 우주왕복선보다 이용료가 비쌀 테니 일단 포기하는 게 낫다. 다만, 문제를 하나씩 줄여 단순화해 가면 결과적으로 이혼이라는 문제만 남는다. 여기서 이혼을 제외해 버리면 관계만 남는다. 그리고 더 좁혀 들어가면 본질적으로 생각만 남는다.

젊은 새댁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마음, 아니 마음이랄 것도 없는 생각을 바꾸어 주변사람들과 함께 융합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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