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

▲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
인천 남동구 간석동 55-1번지 옛 가천길대학 부지에 노인종합문화회관이 3월 31일 개관했다. 이 시설은 2005년 건립계획 발표부터 개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5년 8월에 인천시는 노인들의 활기찬 여가문화 생활을 위해 전국 최대 규모의 복지ㆍ문화 공간인 노인종합문화회관을 남동구 구월동 293번지 일대 1만 9800여㎡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2007년 5월에는 이를 변경해 옛 가천길대학 부지에 시비 143억 800만원(지방채 47억원 포함), 복권기금 50억 7800만 원 등 모두 193억 8600만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4층의 건축면적 2646.76㎡로 건립하겠다고 했고, 최종적으로는 이곳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해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개관식에 참석했던 사회복지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드웨어는 전국 최고 수준이 분명하지만, 프로그램은 기존 노인복지관 수준에도 못 미친다. 역시 문제는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추진과정에 있었다.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문적인 사회복지법인에 위탁해 운영하겠다던 최초의 계획은 2009년 10월부터 시설관리의 중요성을 이유로 인천시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운영하는 것으로 급선회했다.

이에 대해 민간 사회복지계는 전문성과 헌신성이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영역을 하드웨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이 수탁ㆍ운영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시에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시 담당국장과 과장, 민간 사회복지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했다. 합의한 주요 내용은 중기적으로는 민관이 함께 하는 복지재단 운영방안을 연구ㆍ개발하도록 한다. 과도기적으로는 시설관리공단이 3년 동안 노인종합문화회관을 운영하되,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사회복지전문가로 관장을 공모하고, 사회복지사를 40%이상 고용한다. 또한 기존 사회복지기관이 참여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는 이러한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관장을 공모하지 않고 내부에서 임명했다. 팀장 3명 중 2명, 직원 11명을 시설관리공단 안에서 발령했다. 이로 인해 개관식을 앞두고 민간 사회복지계와 갈등을 빚었다. 그 후 다행히 상호의견을 존중하고 그 진정성을 수용하기로 다시 한 번 합의했다.

시와 시설관리공단은 관장을 공모할 수 있는 내부규정을 마련하고 이사회 개최 등 행정적으로 필요한 시간과 공모기간 등을 고려해 6개월 안에 새로운 관장을 선발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의 프로그램을 질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해 관련 있는 사회복지기관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운영위원회 등이 합리적으로 구성되도록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시의 조치가 늦었지만, 노인종합문화회관 개관과 운영에 관여한 민간 사회복지계는 시와 시설관리공단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한다.

현재 인천은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8.1%인 22만 5683명으로 고령화 사회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가고 있다. 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이번 사업이 제대로 기능해 시 노인복지 정책에 전환점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앞으로 더욱 분발해 준비 부족으로 인한 이용 노인들의 불편과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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