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없는 밤에도 대낮같은 공원...기후변화 대응 외면하는 인천시

▲ 대낮과 같이 밝은 원적산공원.
인천시 동부공원사업소가 관리하는 원적산공원 내 조명이 너무 밝다는 지적이 많은 시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동부공원사업소는 원적산공원을 조성하면서 전체 공원면적 21만 3000㎡에 가로등 23개를 포함해 총140개의 조명등과 족구ㆍ농구ㆍ축구장 등엔 고용량 조명등 11개를 설치했다.

이들 중엔 공원 가로등과 부평구 소관 가로등의 거리가 불과 3m 80㎝ 간격으로 설치한 경우도 있어, 무분별한 시설물 설치로 인한 예산과 에너지 낭비가 지적되고 있다.

또한 공원 내 간이공연장의 조명등은 시설물 이용 시에만 작동해야하는데 야간이면 어김없이 불을 밝혀놓고 있다. 야밤에 이용하는 시민도 없는 공연장은 대낮같이 밝아 인천시가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과는 역행하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 3m 80㎝ 간격을 두고 설치한 가로등.
원적산공원을 찾은 한 주민은 “야간이면 조명이 밝아 활동하기는 좋은데 사람도 없는 공원을 보면 예산을 너무 낭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적산공원 시설관리 담당자는 “예산 절감과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격등제를 시범 실시했는데, 어둡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격등제 실시를) 유보하고 있다”며 “공원이 어두우면 우범지역이 될 것 같아 등을 켜놓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동부공원사업소는 원적산공원 둘레 가로등을 제외한 공원 내 조명등을 야간 11시에 모두 소등하고 있다.

정부는 2008년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범국민적 온실가스 감축운동 전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이산화탄소(CO2) 줄이기 시민실천운동수칙을 제정해 이를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선포하기도 했다.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천시 전역의 공원 조명등과 가로등의 조도를 낮추는 방안과 에너지 절약정책에 대한 대 시민홍보, 환경시민실천운동을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
▲ 원적산공원 주차장 주변을 훤히 밝히고 있는 조명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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