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전두수 박사에게 알아본 심장 건강

     
 

부평구 산곡동에 사는 유아무개(57)씨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다. 유씨는 몇 개월 전 가족의 권유로 종합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건강에는 자신 있다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유씨는 직업 특성상 새벽에 출근해야한다. 직장이 집에서 걸어가도 15분 거리라 평소 운동 삼아 걷게 된다. 그날 새벽도 쌀쌀했지만 예년보다는 그리 춥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평소와 같이 집을 나섰다.

그런데 걸어가다가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침 부근을 지나가던 동네 사람이 유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해 가까운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유씨는 병원으로 이송 중에 의식을 잃고 구급차 안에서 응급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응급실에 도착한 유씨는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고, 혈전으로 막힌 혈관을 응급 관상동맥 중재술로 다시 개통시키는 시술을 받은 후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다. 길거리에서 그를 발견한 동네 사람과 119의 도움이 없었다면 유씨는 어떻게 됐을까?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전두수 박사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전두수 박사는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도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이나 추운 날씨에는 신체 적응력이 떨어진다며, 평소에 담배를 많이 피우고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이 조심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도 체온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일러줬다.

또한 병력이 있거나 고령자는 특히 더욱 신경을 써야하고 심근경색에 대한 상식을 조금만 알아두어도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두수 박사에게 심장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 심근 경색증이란? 증상과 진단
심근 경색증이란 심장의 혈관,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막혀서 심장 근육에 피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 근육에 손상이 오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심 기능의 급작스러운 악화를 초래해 사망률이 40~50%에 이르는 위험한 상태다.

심근 경색증이 발생하면 협심증 때와 마찬가지로 앞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또는 조이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데, 이것이 호전되지 않고 30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통증의 강도가 아주 심하다.

따라서 평소에 느끼지 못한 심한 통증이 가슴에 발생하면 빨리 응급실에 가야한다. 이밖에 호흡곤란ㆍ빈맥ㆍ불안감ㆍ식은땀ㆍ오심ㆍ구토ㆍ심한 경우 의식소실 등과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심근 경색증의 진단은 통증에 대한 문진, 심전도와 심장 초음파 소견의 변화, 혈액검사 소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 심근경색은 어떻게 알 수 있나?

▶ 심전도검사 = 심전도는 심장 근육의 움직임에 따른 전기적인 변화를 체 표면에서 기록하는 검사다. 협심증에서도 심전도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만, 심전도만 가지고 협심증을 진단하기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심근 경색증이 발생했을 때는 아주 특징적인 심전도 소견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응급실로 내원하자마자 시행하게 되는 심전도가 심근 경색증의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손상된 심장의 부위가 어디인지, 어느 혈관이 막혔는지, 어느 정도 넓은 부위가 손상을 받았는지, 또 심근 경색증이 발생한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합병증으로 흔히 발생되는 부정맥은 없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혈액 검사(심근 효소와 단백질 검사) = 심근 속에는 많은 종류의 효소와 단백질이 포함돼있다. 관상 동맥이 막혀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이러한 효소와 단백질들이 혈액 내로 흘러나온다. 심근 경색의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와 단백질로는 CPKㆍLDHㆍ트로포닌 등이 있는데, 이중에서 트로포닌이 심근 경색의 진단에 가장 높은 정확성을 가진다.

각 효소와 단백질마다 혈액 내에서 검출되기 시작하는 시간과 지속 시간 등이 모두 달라서 심근 경색의 발생 시간과 범위 등을 이 검사를 통해 예측할 수도 있다.

▶심장 초음파검사 = 심장 초음파검사는 심장의 수축과 이완 기능의 평가와 함께 심장의 구조적 모습, 즉 심장 벽의 모양과 운동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 심근 경색증이 생기면 심장 근육이 손상 받은 부위는 심장 근육이 얇아지고 심장 근육의 움직임이 약해지기 때문에 심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면 심근 경색증 진단을 명확히 할 수 있다.

또한 심근 경색증에 의해 얼마나 심 기능이 감소했는지도 평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근 경색증에 의해서 심실 중격 결손증[=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중간 벽(중격)에 구멍(결손)이 있는 질환]이나 판막 장애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관상동맥 조영술 = 심근 경색증의 원인은 관상동맥의 폐쇄다. 결국 치료의 목표는 이러한 폐색된 관상동맥의 개통이고, 따라서 진단 역시 막혀 있는 관상동맥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관상동맥 조영술은 관상동맥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검사일 뿐 아니라, 검사와 동시에 막힌 관상동맥을 그 자리에서 뚫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검사다.

하지만, 모든 경우의 심근 경색증에서 바로 관상동맥 조영술을 응급으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심근 경색증의 발생 시간과 환자의 위험도 평가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시행하게 된다.


□ 심근 경색은 어떻게 치료하나?

심근 경색증은 그 질병 자체가 가지는 높은 위험성과 발생 가능한 수많은 합병증으로 인해 치료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위험하다. 따라서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근 경색증의 치료 목표는 가능한 빨리 막혀있는 관상동맥을 다시 뚫어줘 심장 근육 손상이 더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고 부정맥ㆍ심근 파열ㆍ판막 장애 등 합병증의 발생을 막는 데 있다. 이중에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역시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것이다.

막힌 관상동맥을 다시 뚫어주는 방법은 크게 ▲혈전용해제를 이용한 약물요법 ▲관상동맥 조영술과 성형술을 이용한 중재적 시술 ▲개흉 수술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혈전용해제를 이용한 약물요법 = 관상동맥을 막는 것은 동맥 경화증 때문에 손상을 받은 혈관에 생긴 혈전(일명 ‘피 떡’)이다. 혈전이라는 것은 정상적으로는 혈관이 손상됐을 때 출혈을 막기 위해서 혈중의 섬유소ㆍ혈소판ㆍ적혈구 등이 뭉쳐서 떡처럼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것이 관상동맥과 같은 혈관 내에서 발생하면 혈액의 흐름을 막아서 심근 경색증을 일으킨다.

혈전용해제는 이 혈전을 녹이는 약물로서, 정맥을 통해서 주입해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방법이다. 심근 경색 발생 후 12시간 이내여야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 후에 대부분의 환자는 관상동맥 조영술과 성형술을 시행 받게 된다. 시술이 간편해 짧은 시간 내에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뇌나 장과 같은 내부 장기에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관상동맥 성형술= 국소마취를 한 상태에서 막힌 혈관 안에 얇은 관을 집어넣어서 이를 통해 풍선과 그물망을 이용해서 막힌 부위를 직접 뚫어주는 방법이다. 막혀있는 혈관을 직접 확인하고 시술하기 때문에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 환자의 상태나 심근 경색증의 발생 시간, 부위 등에 따라 응급으로 즉시 시행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혈전용해제 투여 후에 시행할 수도 있다.

많은 인력과 장비가 단시간 내에 준비돼야하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병원에서만 시행할 수 있다. 인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에서는 전문 의료진이 첨단장비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심근 경색증이 발생한 후에 가능한 빠른 시간에 병원 응급실에 오는 것이다. 평소에 느끼지 못한 심한 통증이 가슴에 발생하면 손을 따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흉 수술(=관상동맥 우회술)
관상동맥 조영 검사에서 심한 관상동맥 협착증이 있는 환자는 안정된 후에 흉부외과로 인도돼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 심혈관질환의 예방법은?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은 심혈관질환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평소 자신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찾아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30분 이상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겨울철 운동은 체온관리를 먼저 한 후에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고 격하고 심한 운동보다는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식습관도 중요한데 과식이나 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피하고 가공육 또는 튀김음식보다는 생선이나 살코기와 찜이나 구이를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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