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구조상 동절기 휴관”…홍보 미흡해 발길 돌리는 시민들
공원 한가운데 재활용 악기들 설치…“생태숲 취지 훼손” 비판도

▲ 휴관한 사실을 모르고 '나비생태관'을 찾아왔던 가족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부평구 청천동 장수산 일대 18만㎡ 부지에 총사업비 67억원을 들여 지난 10월 14일 정식 개장한 인천나비공원(청천동 68-12번지) 안에 설치된 ‘나비생태관’이 개관한지 한 달도 안 돼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휴관에 들어갔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시민들은 기대를 가지고 찾은 발길을 돌리며 나비공원이란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의아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나비공원 조민호 팀장은 “돔형의 철제 건조물에 투망을 씌어 동절기에는 나비가 살 수 없다”며, “사계절용으로 하려면 1억원의 시설비가 추가돼 예산상 어려움이 있고 추가 설치한다 해도 월 800만원 이상 소요되는 유지비를 구에서 감당해야하는데 예산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입장료를 받을 수 없다”며 “다른 시에서 운영하는 나비생태공원을 벤치마킹했는데, 그곳도 부평구와 같이 예산 때문에 겨울철은 휴관하고 3월부터 개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비생태관을 찾는 이유는 나비생태관이 생활주변에서 보고 느끼지 못한 나비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연체험 학습장으로서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나비공원의 상징시설이 나비생태관이라 할 때, 부평구는 사계절 나비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생태숲 안에 웬 ‘재활용 악기들’

또한 구가 인천나비공원 안에 조성한 ‘소리공원’이 생태숲에 어울리지 않으며 오히려 생태환경을 훼손한다는 여론도 팽배하다.

구는 인천세계도시축전에서 사용했던 ‘재활용 악기’를 나비공원으로 가져와 설치하고 ‘소리공원’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나비공원에 어린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을 감안해 놀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 인천나비공원 생태숲 안에 설치된 '재활용 악기들'.

그러나 나비공원 주변공장에서 발생하는 공장 소음과 소리공원에서 나오는 악기소리 때문에 장수산 일대 생태환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3면이 산으로 둘러쳐진 안쪽에 소리공원을 설치해놓아 소음이 멀리까지 퍼지는 효과까지 있다.

새와 곤충들은 청각이 발달해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데 이런 환경 때문에 생태숲을 찾아오던 호랑지빠귀 등 텃새들마저 자취를 감추고 있어 생태숲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게다가 설치해놓은 시설물이 부서진 채 방치돼 제 구실을 못하는 기구도 발견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소리공원의 위치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든지, 나비공원에 설치할 것이라면 주차장 쪽에 자리를 마련해 숲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할 것이라고 개선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소리공원 안에 통로를 만들면서 바닥자재를 뾰족한 나무로 울퉁불퉁하게 설치해놓아 어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보행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 어린 아이와 함께 소리동산을 이용하던 주민 김아무개(42․부평1동 대림아파트)씨는 “이 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냐”며 “아이들이 이용하는 곳을 안전을 무시하고 이렇게 길을 만들었다”고 질책했다.

▲ 보기에도 위험하게 생긴 소리공원 길 바닥.

이와 함께 나비공원의 주요시설 중 하나인 자연교육센터가 놀이방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연교육센터 안에 어린이들이 공부하며 뛰어놀 수 있도록 코너를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처음 찾아온 시민들은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한 관람객은 “자연교육센터라면 교육장 분위기를 살려줘야 하는데 마치 놀이방에 온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관람객들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조민호 팀장은 “주부들이 어린아이와 함께 관람하기 어려워 타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곳에 맡겨두고 관람하고 있어 호응을 받고 있고, 이곳을 찾는 저학년(유치원) 교사들로부터 볼거리와 놀거리를 마련해줘 고맙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소리공원 내 지적한 시설물에 대해서는 조만간 개선해 쾌적한 수도권 유일의 나비공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나비공원은 개장 기념으로 실시했던 한국 나비 표본사진전을 자연교육센터 2층에서 계속 전시하고 있다.

<나비공원 찾아가는 길>
ㆍ위치: 인천시 부평구 청천1동 68-12
ㆍ대중교통편: 국철 부평역에서 지선버스 551번 이용, 인천지하철 갈산역에서 간선버스 722번 이용, 백영아파트 하차 후 도보 2분 거리.
ㆍ안내 전화: 032-509-8820(인천생태숲TF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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