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1배수지 체육시설 이용 관련 민원글 공개된 체 방치

▲ 부평구가 산곡1동 부평1배수지에 설치한 테니스장 출입문에 테니스장 이용과 관련한 주민 민원 글과 담당공무원의 답변이 ‘본 내용을 파손하면 고발조치 할 것임’이라는 글귀와 함께 게시돼있다. 민원 글이 공개된 채 방치돼있고, 해당 민원인에게 항의하는 것처럼 보여 이를 목격한 일부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부평구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을 제기한 주민의 글이 민원 현장에 공개된 체 방치되고 있어 이를 보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부평구 문화체육과는 주민의 민원을 반영해 산곡1동 원적산 체육공원(산곡동 산 136-1 부평1배수지) 체육시설에 대한 개선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지난 1월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그 후 총사업비 4억 8000여만원을 들여 기존 게이트볼장을 3개 면의 테니스장으로 변경하고 분산돼 있던 농구장과 배드민턴장을 합쳐 바닥을 탄성재질로 설치하고 족구장 2면을 추가 설치한 후 9월 개장했다.

하지만, 부평구는 개장 후 테니스장 출입문을 잠가놓고 이렇다 할 안내문을 비치해놓지 않았으며, 부평구테니스협회 회원들만 이용하고 있었다. 당시 부평구와 부평구테니스협회는 테니스장 관리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체 테니스장을 이용하려던 주민이 부평구테니스협회 회원들만 테니스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정작 일반주민들은 사용할 수 없자 이에 대한 민원을 9월 20일 부평구 홈페이지 ‘구정에 바란다’에 올렸다.

문제는 해당 민원인에게 항의라도 하듯 민원 내용과 담당공무원의 답변 내용이 인쇄돼 테니스장 출입문 옆에 나붙은 데 있다. 게시물엔 ‘본 내용을 파손하면 고발조치할 것임’이란 글귀도 적혀있다. 이를 목격한 일부 주민들은 민원 글을 부평구가 주도해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과 함께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민원 글을 공개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상식밖의 행위라는 것이다.

주민 강아무개씨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오히려 자신들이 처신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공사 후 안내문을 비치하지 않은 것) 민원이 발생한 것이지, 아무 이유 없이 이 사람이 이런 글을 올리겠느냐?”면서 “이거 원 무서워서 ‘구정에 바란다’에 민원 글을 올리겠느냐?”고 말했다.

강씨와 동행한 주민 또한 “설령 민원 글이 조금 과장 내지는 부당하다고 해도 이렇게 감정을 앞세운 상식 없는 행동을 하느냐? 게시된 글이 마치 구청이 주민들을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원 글을 이곳에 게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를 관리하는 구청 또한 주민들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민원 글을 올린 주민이 이를 보면 어떻겠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과 담당자는 22일 전화 통화에서 “테니스장 문에 부착한 ‘구정에 바란다’에 올린 글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아직 테니스장 관리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공청회에서 주민들이 인라인스케이트장을 보수하고 꽃나무동산에 좀 더 많은 나무를 심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체육공원 시설이 미비한 부분은 따로 예산을 잡아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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