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ㆍ중ㆍ고등학교 중 24% 감염

학교를 통한 신종플루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와 교육당국의 대처는 미흡하기만 해 학교가 신종플루 고위험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의 신종인플루엔자 일일상황 보고 자료를 보면 9월 16일 오후 2시 현재 인천지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누적 환자 수는 총399명이다. 총120개 학교와 유치원에서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189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유치원은 10곳 12명, 초등학교 29곳 65명, 중학교 35곳 126명, 고등학교 46곳 19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유치원을 제외하면 인천지역 461개 초ㆍ중ㆍ고교 중 24%에 해당하는 110개교에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지난 8월 31일 일일상황 보고와 비교하면 54개 학교ㆍ유치원 115명에서 16일 만에 120개 학교ㆍ유치원 399명으로 유치원과 학교 수는 2배 이상, 환자 수는 3배 이상 늘어나 학교를 통해 신종플루 전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대응과 예방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신종플루 발생에 대한 일일상황을 보고하고 확진 환자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학교에서 날마다 발열체크와 결석생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모든 학교에 손세정제 등의 감염예방물품을 비치하고 가을철 교내ㆍ외 학생 집단행사를 자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 신종플루 확산을 방지하기에는 미흡한 상황이며, 특히 최근 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는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휴교나 휴업은 되도록 자제하고 해당 학생들이나 감염환자가 발생한 학급만 등교를 중단하게끔 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부평의 A고교는 최근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11명이나 발생했지만 해당 학생들만 등교를 중지했으며, 남구의 B고교도 3명의 확진환자와 22명의 의심환자가 생겼으나 이 학생들만을 제외하고 등교하고 있다.

부평의 C초교는 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나 환자들이 발생한 2개 학급만 등교를 중지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수업하고 있다.

B고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우리학교의 신종플루 감염 학생이 계속 늘고만 있어 학생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건 손 씻기와 온도 재기 외엔 예방책이 없는 거냐?”며 “휴교와 조기하교 등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민원 글을 남겼다.

C초교의 한 교사는 “현재 학교에서 특별실과 운동장도 못 사용하게 하고 화장실도 반별로 번갈아 쓰게 하고 있지만 학생이나 교사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환자가 한 명 더 발생하면 휴교한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지금 휴교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461개 초ㆍ중ㆍ고교 중 79%인 362개교에만 보건교사가 배치돼있는 것과 예산의 문제로 손소독제를 다 사용했을 경우 시교육청이 추가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초등학교보다는 중학교가,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의 확진 환자 수가 많은 것은 강제 방과후학교와 학원 등으로 인해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업 단축과 학생들의 휴식시간 늘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발생해도 가급적 휴교는 자제하고 있다”며 “예산이 없어 손소독제가 떨어졌을 경우 깨끗이만 하면 큰 문제가 없기에 학생들이 비누로 손을 씻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과후학교를 안 하거나 수업을 단축하는 학교가 파악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는 대체로 그렇게 하지 않겠냐”며 “현재 하는 것 외에 큰 예방책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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