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석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의 윤곽이 드러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연세대 송도국제화복합단지(송도 GAC)가 당초 계획대로 2010년 3월 개교한다고 8월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세대는 2010년에 국제하계대학·연세어학당·외국인학부 예비과정을 신설하고, 2011년에는 언더우드국제대학(UIC)을 개설한단다.

이와 함께 연세대는 약학대학 개설을 통해 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해 생명공학기술(BT)분야를 더욱 육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연세대의 계획을 보면서 연세대 송도캠퍼스 조성의 애초 취지가 실종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세대 측은 애초 송도캠퍼스에 1단계 계획으로 1학년 학생의 단지 내 기숙사 생활과 1~2학년 7000~8000명의 송도캠퍼스 수업을 약속한 바 있다. 석·박사 과정과 정보기술·생명공학 관련 학과도 1단계에 들어오겠다고 약속했다. 2단계에서는 한국어학당·대학원·외국어학당 등 외국대학을 유치해 국제화 캠퍼스로 꾸미고, 이곳에는 BT·NT(나노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과학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인천시도 연세대 측에 송도에 실제 상주할 수 있는 학과 이전과 매립목적에 맞는 이공계열의 연구개발(R&D) 중심 연구시설 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연세대가 국제대학 이전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전하는 학과가 어느 학과인지 현재까지도 분명치 않다. 뿐만 아니라 국제대학이 이공계 계열의 R&D 중심 연구시설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또한 약속한 1~2학년 학생들의 송도캠퍼스 수업도 불투명하다.

더구나 우려스러운 것은 약학대학 개설 신청 문제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약학대학의 정원은 2011년 학기부터 390명 증원된다. 인천도 50명이 배정됐는데, 현재 가천길대·인천대·인하대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은 정원 증원에서 배제됐다.

연세대가 이러한 사정을 염두에 놓고 약학대학 신설을 위해 졸속으로 국제대학의 송도 이전을 추진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는 언론에 보도된 “학교가 송도캠퍼스에 추진하는 약학대학 설립을 신청하려면 학위과정 등 연세대의 실체가 있어야 해 국제대학을 이전키로 했다”는 연세대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상기하면,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지역 내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현재의 계획이 확정됐다. 애초 1조원에 가까운 지원 금액이 6500억원으로 다소 조정됐으나, 여전히 특혜시비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대학의 소외감은 커져만 갔으며 인천시민의 자존심에도 적잖은 상처가 났다.

이러한 가운데 연세대 측이 애초 약속과 다르게 실질적인 캠퍼스 조성이 아닌 부동산 투기에 가까운 개발에 나서고 약학대학 정원 신청을 통해 인천지역 약학대 정원을 가로채려 한다면, 연세대는 더 큰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지역대학과의 연계 또한 구호에 그치게 될 것이다.

연세대는 약학대학 설립보다 송도캠퍼스로 이전하는 학과와 함께 해외기관 유치에 대한 진척 정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그리고 학교발전의 청사진을 인천시민 앞에 제시해야한다. 제사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둔다는 말이 있다. 연세대는 더 이상 잿밥에만 관심을 두는 모습을 지속해선 안 된다.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지역사회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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