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경 인천시교육위원회 부의장

▲ 노현경
인천시교육위원회 부의장
거의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모든 학생들이 몸과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충전의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바람과 함께, 이른바 결식아동이라 불리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끼니가 큰 걱정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교육청이 지원한 학기 중 급식지원자는 4만 6300명(189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겨울방학에 지원받은 학생은 3만 631명(106억원)으로 1만 5669명이나 줄었다.

7월 현재 1월보다 7천명이 늘어나 중식지원 대상학생은 5만 300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올 여름 방학에 급식을 신청한 학생은 3만 9197명이고 지원을 하지 않은 학생은 1만 3867명이다. 거의 매년 방학 때면 학기 중보다 30%정도의 학생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급식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이 학생들 모두가 방학 중 자체로 급식을 해결한다고 봐야하는가? 정말 한 명의 결식학생도 없다는 말인가?

교육청은 학생들이 방학 동안 중식지원을 신청하지 않아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학생들이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 개선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학기 중에는 교육청에서 중식을 지원하고, 방학 동안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식지원을 맡는다. 이에 따라 중식지원 형태가 달라진다. 이러한 지원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함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한 명의 결식학생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본 위원이 몇 차례 여름방학 중 중식지원 상황에 대해 물었으나, 시교육청은 지난 6월 전체 대상자 명단을 시에 넘겼다는 답변만 했다가 ‘방학이 다 됐는데 아직 파악조차 안하고 있느냐’고 다그치자 부랴부랴 7월 20일에서야 집계를 내놓았다.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방학 중 중식지원 학생이 학기 중보다 매번 30%이상 줄었기 때문에, 방학이 시작되기 전 시와 각 학교에 결식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시와 시교육청은 신청한 학생이 어떤 식으로 지원받는지(일반음식점·도시락배달·지역아동센터 등 단체급식소이용이나 쌀과 부식 지급, 식품권 등) 그 유형을 파악하고, 학기 중 지원받던 학생이 방학기간에 중식지원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왜 안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한다.

혹여 사춘기 학생들이 학기 중 학교급식으로 먹을 때와는 달리 저소득층 자녀라는 사실을 밝혀야 하는 수치심 때문에 신청을 안 하는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배려해야한다. 심리적인 부담과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방학 중 중식지원이 가능한 행정지원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학기 중 급식지원만이 책임의 전부인양 방학 중 중식지원에는 너무 느긋하기 만하다. 학생들이 신청하지 않아 지원받지 못하는 것이라는 너무도 안이하고 무책임한 행정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반복해서 여러 차례 이런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받고도 고치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학생 급식지원체계가 일원화돼야겠지만, 현재의 이원화된 체계 속에서도 시와 교육청이 잘 협조하면 방학 중 결식학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시와 교육청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올해 여름방학 중 한 명의 결식학생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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