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인천시 부평ㆍ계양과 인접한 경기도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5월 29일 오후 2시 현재 102명 발생했다. 인천에서는 관련 확진자가 41명을 기록했다.

물류센터에서 직접 감염된 환자가 약 70%이고, 이들과 접촉해 감염된 사람이 30%가량 된다. 방역당국의 진단처럼 추가 감염자가 수도권에 잠복해있을 가능성이 있어 향후 2주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유행 여부를 결정할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달 24일 오전,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조 근무자들에게 이를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탄받아 마땅하다.

서울 중구 KB생명보험 텔레마케팅 영업점에서도 지난달 26일에서 28일 사이 확진환자 8명이 발생했다. 이 영업점은 전화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보험설계사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노동환경이 콜센터와 유사하다. 콜센터는 근무자들이 좁은 공간에 붙어 앉아 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특성상 침방울이 튈 수 있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서울 구로 콜센터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관련 확진자가 169명이나 나온 적이 있다.

코로나19는 불안정하고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재난으로 밀려왔다. 비대면 물품구매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의 노동조건과 노동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물류센터 특성상 밀집된 공간에서 단시간에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지는 데다,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보다는 ‘처리해야 할 일’이 우선순위에 놓인다는 것이 이번에도 확인됐다.

식사를 할 땐 빨리 먹고 쉬어야하기 때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빨리 먹을 수밖에 없었고, 셔틀버스에서도 다닥다닥 붙어서 출퇴근할 수밖에 없었다.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쿠팡 인천센터에선 지난달 27일 오후 계약직 노동자가 화장실에 쓰러진 채 발견되는 일이 벌어졌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원은 1차 부검에서 사인을 ‘심장 동맥 경화’로 추정했다. 고인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3교대 근무를 했으며, 지난달 26일 오후 6시부터 27일 오전 4시까지 근무했다. 사업장 내 코로나19 방역 강화만큼 노동조건과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사업장 내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선 노동자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한다. 고용주는 노동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게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는 이를 점검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해 빨리 시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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