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가 도시 숲의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장수산 일대에 야심차게 조성해온 ‘인천생태숲’이 이달 13일이면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는다.

2005년 12월 30일 이곳에 있던 양묘장의 수목을 정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67억 5000만원을 들여 3년 6개월 만에 조성을 완료했다. 구는 도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사랑 받는 명소가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인천생태숲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생태숲 내 관찰로와 산책로를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 주요 이동로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통로 경계엔 휠체어로는 도무지 이동할 수 없는 높은 턱이 있다. 또한 콘크리트 포장을 한 산책길과 계단은 45도 급경사임에도 미끄럼방지 시설조차 하지 않은 채 마무리했다.

계단 또한 경사지게 시공해 우천 시나 겨울철 방문객에게는 위험한 길이 될 수 있어 안전시설물 설치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원래 경사가 있던 지점에 목재로 계단을 만들다보니 약간의 경사가 생긴 것 같다’고 하지만, 계단 수를 좀 더 늘리면 될 일이기에, 공사비를 줄이기 위한 핑계로 들린다.

아예 어떤 곳은 통로가 계단밖에 없어 휠체어를 타고서는 이동할 수 없다. 휠체어를 이용해야하는 장애인들에겐 생태숲이 그림의 떡이 될 셈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의식은 긍정적인 방향에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 행사장에서 국민의례를 할 때 ‘몸이 불편한 분은 자리에 앉아 계셔도 된다’는 사회자의 안내를 종종 들을 수 있는 것도 큰 변화다. 세상을 장애인의 눈으로 보려는 소중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행정 또한 변화하고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의 턱을 낮추는 노력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제도도 많이 보완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도로 턱을 낮추고, 공공건물에 기본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춰야하는 매뉴얼은 있을지 모르나, 생태숲 조성에서 보듯이 장애인의 눈으로 사물을 보려는 마인드는 미흡하다. 이러한 지적에 고맙다고, 개선하겠다고 답하는 공무원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눈으로 사물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생태숲 준공에 앞서 장애인단체의 도움을 얻어 미흡한 점은 없는지 먼저 살펴보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면 된다. 문제는 행정을 펼치는 공무원의 마인드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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