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코로나19로 연이은 악재, 긴급대출 힘들어
예술인 지원도 예술인활동증명 필요, 발급 3~4주 소요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지역 공연과 전시 등이 모두 취소되면서 예술인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책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인들이 어떤 점이 힘든지 <인천투데이>가 취재했다.

지난해 하반기 돼지열병이 유행해 예정돼 있던 축제가 모두 취소됐다. 예술단체들은 공연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수입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가 유행해 가뜩이나 막힌 돈줄이 완전히 막혔다고 토로한다.

신용보증재단이 지원하는 긴급대출, 한도만 커지고 절차는 그대로

비영리 단체 대출조차 못해, 긴급생활비로는 단체 유지 힘들어

예술강사 6년 차인 문지혜 씨는 “공연예술가들이 가장 타격이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천e음과 연계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지원이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지금 필요한 건 국세, 지방세 등 세금과 대출금을 납부할 수 있는 현금이다”라고 말했다.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한 인천의 공연기획 전문예술단체 '예술숲'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한 공연기획 전문예술단체인 ‘예술숲’ 박탄 기획팀장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 “원래 예술가들의 1년 주기가 후반기에 공연이나 전시를 하고 12월 말쯤 정산해 그 돈으로 1·2·3월을 준비한다”며 “이 기간동안 여러 문화예술 기관에서 하는 공모 당선을 위한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돼지열병으로 가뜩이나 돈을 못 받은 상황에 코로나19까지 터져서 사실 이미 당선된 공모사업이 있다 하더라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면지 예술숲 대표는 “신용보증재단에서 대출을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3월 초에 상담을 신청해도 3월 말에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오래 걸리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밀려서 힘들다는 건 안다”면서도 “상담을 받는 것도 3~4주가 걸리고 실질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최소 3~4주 정도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출자격을 상담할 때 대출조건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출한도만 늘려줬다 뿐이지 대출자격은 기존과 동일하다”며 “국세와 지방세를 완납해야 대출이 가능하다는데 그럴 돈이 있었으면 진작에 내지 않았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대출자격을 상담하면 휴대폰요금 납부가 하루 늦은 것까지 다 뜬다”며 “내 옆에 상담하러 온 사람들도 모두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다. 대출지원을 해줄 거라면 좀 더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비영리단체는 대출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박 기획팀장은 “대출 외에도 모든 예술인들이 지원할 수 있는 예술활동지원비가 있는데 이것도 예술인 복지재단에서 발급하는 예술인 활동증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들 별다른 혜택이 없어서 활동증명을 받지 않았는데 이번에 필요하다고 하니 발급신청이 밀려서 이걸 받는 것도 3~4주가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돼지열병·코로나19로 축제 취소돼도 보상 없다

김 대표와 박 기획팀장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예술계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돼지열병이 유행하면서 축제가 모두 취소됐다”며 “공연을 하지 않았으니 돈을 주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말했다. “공연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공연을 준비하고 기획하는데 들어간 노고가 있는데 이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공연 계약서를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라고 말했다. “공연 직전에 쓰는 경우도 있고, 공연 이후에 작성해서 정산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계약서들에도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을 때 공연대금 일부라도 지원한다는 문구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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