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고용안정ㆍ물량확보”
김응호, “먹튀 방지법 제정”
강창규, “노조 포함 TF 구성”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부평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6일 오후에 열린 21대 총선 부평구을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후보와 정의당 김응호 후보가 한국지엠 발전전망과 삼산동 지중 특고압송전선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먼저 기조연설에서 미래통합당 강창규 후보는 삼산동 지중 특고압선과 산곡동 명신여고ㆍ인천외고 이전 문제 등을 언급한 뒤 “부평 주민들이 (홍 후보가) 친일파 후손인 걸 알면서 세 번째 줬으면(=3선 국회의원) 된 거 아니냐. 홍 후보는 이게 내 한계라고 실토하고 포기할 용기는 없느냐”고 4선에 도전하는 홍 후보를 공격했다.

홍영표 후보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부평구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고 한 뒤, “반환된 미군기지와 외곽으로 이전할 3보급단을 중심으로 거대한 도시공원을 만들겠다”며 “앞으로 이 공원을 어떻게 잘 만드느냐에 부평의 미래가 있다”고 했다.

김응호 후보는 “미래통합당이 친일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 지난 총선에서도 나온 이야기다. 구태정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인천시민들은 지엠 철수설 걱정에 시달리는데 집권여당 현역 의원 공약이 고작 물량 확보냐. 정말 답답하다”고 한 뒤 “사사건건 개혁 발목잡기만 하는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과 그런 제1야당의 눈치 보며 개혁에 소극적인 집권여당. 거대 양당정치를 넘어서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부평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부평구을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가 6일 오후 엘지헬로비전 북인천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렸다.(사진제공 부평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강, “8500억원 어디다 쓰는지도 몰라”
홍, “철수설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김, “철수 막을 먹튀방지법 제정해야”

후보별 공약 발표와 질의에서 한국지엠 발전전망 관련 공방을 본격화했다.

우선 강창규 후보가 “한국지엠 공적자금 8500억 원을 어디다 쓰는지도 모른다. 이제 ‘땜빵’이 아닌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다”며 “노조, 회사, 정부, 정치권이 상시 (한국지엠 발전전망을) 논의할 수 있는 테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후보는 “한국지엠 철수설 같은 것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한국지엠은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공장 문을 닫는 상황까지 갔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 9년 만에 처음으로 약 500명을 늘리고 올해 1월 16일에는 7년 만에 신차를 출시해 올해 들어 주야 맞교대로 ‘풀’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년 전에 협상을 해서 (지엠이) 72억 달러, 지금 돈으로는 거의 9조원에 가까이 투자하게 했다. 그것에 발맞춰 산업은행이 8500억 원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런 것이 없었다면 한국지엠은 결코 가동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응호 후보는 “2018년 한국지엠 경영위기 당시 지엠은 노동자들과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철수하겠다고. 이렇게 해서 노동조합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그때 홍 의원은 노조를 탄압하는 입장을 취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지엠이 (공적자금) 지원받고 어떻게 했느냐. 법인 분리하고 물류센터 폐쇄할 때 홍 의원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김 후보는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고 위기상황이었는지 충분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기업은 특히 외국기업은 이윤을 창출할 수 없으면 철수한다. 지엠은 사실 연구소와 부품만을 위해서 여기에 이름만 남기고 싶어 했다. 그것을 설득해 공장을 유지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구조조정 전환기에 있다. 미국 지엠은 작년에만 본토에 있는 5개 공장 문을 닫았다. 이게 현실이다. 우리가 비판할 수 있지만, 지엠은 민간기업이다. 정부가 투자를 강요한다고 해서 기업이 들어야할 법적 의무나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공약 발표에서 김 후보는 “정부 혈세 8500억 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지금 벌어진 상황을 봐라. 법인 분리하고 인천 물류센터에 이어 최근에는 창원과 제주(물류센터)까지 폐쇄하고 있다. 희망퇴직과 비정규직 해고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다들 궁금해 한다”며 “아무런 역할을 안 했다. 경영위기 당시에 노동자들 편이 아니라 오히려 사측 입장에 서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어 “철수 안 한다고 (홍 후보는) 말했는데, 지엠자본은 세계적으로 ‘먹튀’로 아주 소문난 자본이다. 집권여당이 ‘물량을 확보한다’는 약한 수준의 공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철수설을 잠재울 수 있는 ‘먹튀(=먹고 튀어, 자본 철수)방지법’을 제정하겠다. 세계 자동차시장 변화에 맞춰 친환경 미래차 생산지대로 발전시킬 수 있게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홍, “주민 동의 없이는 추진 못해” 기존 입장
김, “당선되면 전기사업법 개정해 문제 해결“
강, “정치인이 신경 써야 해결될 일, 노력할 것”

홍영표 후보와 김응호 후보는 삼산동 지중 특고압선 문제 해법을 놓고도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삼산동 지중 특고압선 문제는 2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전자파 피해 걱정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지중 특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피해 관련 기준이나 규정이 없다며 이렇다 할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곳 주민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은 2018년 5월, 한전이 34만5000V 송전선을 지중에 설치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다. 이미 15만4000V 송전선로가 땅 속에 깔려있는데, 거기다 34만5000V 송전선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15만4000V 송전선이 초등학교 담벼락 아래나 아파트단지 경계와 60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곳으로 지나가고 있었으며, 보통 지중 고압송전선은 땅 속 33미터에서 75미터로 설치되는데 이곳은 7~10미터밖에 안 됐다.

지역현안 공통질문 답변에서 홍 후보는 “한전의 특고압선 공사는 주민 동의 없이는 절대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뒤, “저는 2018년에 주민들께 이 약속을 했고 그 이후로 한전이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파에 대한 우리나라 법적 기준이 833밀리가우스(mG)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은 2000밀리가우스다. 주민들이 거기에 동의하지 않고 많은 논란이 있기 때문에 두 차례에 걸쳐 전문기관이 측정했다. 그런데 그 측정 결과도 반대하는 쪽(=삼산동 특고압 반대 주민대책위)에서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또, “이것은 과학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한전이 좀 더 명확하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주민들이 동의할 때만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먼저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는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한전의 일방적 사업 추진으로 인한 삼산동 주민들의 피해라고 규정했다. 이어 “주민들의 요구는 매우 타당하다. 전자파를 유발하는 특고압 송전선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주택과 너무 가까이에 있다. 다른 지역처럼 지하 30~40미터로 매설하든가 다른 곳으로 이전해달라고 하는 요구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저는 특고압 문제 해결을 위해 인천시와 부평구 공무원들과 함께 민관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해왔다. 이정미 국회의원을 통해 국회 입법조사처에 문제해결을 위한 정밀 검토도 요청한 바 있다. 그래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중선로 이설비용을 전력기금에서 사용한다는 것이다”라며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지역 공약 첫 번째로 삼산동 특고압선 해결을 위해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다. 지역현안에 관심 없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는 주민들의 말씀을 새겨듣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도 김 후보의 발언을 거들었다. 강 후보는 “현재 삼산동 16세 학생과 40대 주민이 암에 걸린 상태라고 한다. 100% 연관성은 밝힐 수 없지만, 많은 주민은 아파트 주변에 고압선을 의심하고 있다.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국민의 건강과 행복 살피지 못한 것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후보는 지난해 홍 후보가 ‘주민 걱정은 과민 반응’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것을 상기시키며 “이런 문제는 정치인이 좀 더 신경 써야 해결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창규 후보는 상대 후보의 질문은 무시하고 질문과 동떨어진 자기 이야기만 해, 사회자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공약 발표에서 강 후보는 ‘청천동 공병부대에 대형 쇼핑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홍 후보가 인터넷이나 모바일 쇼핑 활성화로 대형유통업체가 마트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쇼핑센터를 유치할 것이며 주변 자영업자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강 후보는 “홍 후보는 3선하면서 제대로 실현한 공약이 있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한국지엠) 공적자금 8100억원 지금 어디에 썼는지 모른다. (중략) 더 이상 말잔치 하지 말라”고 했다.

또, 김 후보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대표가 ‘호기심으로 들어간 사람까지 처벌할 수는 없다’고 얘기한 것에 강 후보의 의견을 물었는데, 강 후보는 느닷없이 “혹시 작더라도 사업자로서 부가세 한 번 내봤느냐”며 “정의당 공약 실현돼서 경제가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중간 생략) 아무리 좋은 이상이라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서민에게 돌아온다. 경제는 경험 많은 강창규가 잘한다”고 말했다.

※ 이 토론회는 오는 8일 오후 7시 30분과 13일 오후 3시 30분에 채널 25번(LG헬로비전 북인천방송) 중계 방송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