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사된 인천시 근대건축자산 중 하나
“중구 일대 산업유산으로 가치높아 보존해야”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인천시가 근대건축자산으로 지정한 오쿠다(奧田) 정미소 건물이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최근 동구 신일철공소 등 인천의 의미있는 근대유산 건축물이 헐려나가 시민들의 비판이 거센가운데 또다시 귀중한 역사가 사라질 처지에 놓인 셈이다.

철거 위기인 인천 중구 신흥동 오쿠다 정미소 건물 (사진제공 인천지역 시민단체 46개)

인천지역 시민단체 46곳이 지난 5일 인천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 건축물이 철거될 위기라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천 중구 신흥동 1가 34-29와 34-34(인중로 108번길 8)에 20층짜리 오피스텔 2동을 짓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곳에 남아있는 인천의 근대 산업·노동 유산인 붉은 벽돌의 오쿠다 정미소 건물들이 전면 철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우선 신흥동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정미소 건축유산 파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인천 중구 일대에는 정미소가 많이 들어섰다. 항구와 철로가 가깝고 일본으로 미곡을 운반하기 편리했기 때문이다. 가토(加藤) 정미소, 리키다케(力武) 정미소도 일제강점기 1930년대 중구 일대에서 운영됐던 정미소다.

특히 리키다케 정미소는 1931년 6월 5일 정미소에 근무하는 선미공을 중심으로 인천지역 정미소의 대규모 연대파업이 발생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당시 여성 선미공들은 남녀간 임금 차별과 임금 인하에 반대하고 수유 시간 제정 등을 요구했다. 여성노동자의 노동권 확보에 필수적인 동일노동에 따른 동일임금 보장과 모성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여성운동사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오쿠다 정미소 또한 그 역사적 흐름 한가운데 있던 곳이다. 게다가 이 건물은 2014년 학계에서도 근대산업유산으로 가치가 높다는 사실이 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당장 신흥동에 추진되고 있는 정미소 건물 철거부터 막을 특단의 대책을 인천시는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해 조사한 근대건축자산 조사에 기초해 근대건축물들에 대해 시 지정 문화재나 등록문화재로의 지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건축계획과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미 심의를 통과된 상태”라며 “최선 방안은 전문가들과 상의해 사진, 도면 등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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