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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⑫ 사회적협동조합 M커뮤니티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돌봄 사각지대 아이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건강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인천 중구를 주된 활동무대로 하는 M커뮤니티(대표이사 이명선)다. 다양한 사회서비스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하고, 이를 위탁받아 진행한다.

M커뮤니티는 사회복지사ㆍ교육복지사ㆍ간호사ㆍ상담사 등 사회복지 관계자들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모임에서 출발했다. M커뮤니티는 ‘Meaningful Act for Community’의 약자다. 의미 있는 지역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M커뮤니티는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해 이익이 발생하면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조합원들이 출자한 자본금 510만 원을 가지고 임의단체를 설립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시범사업을 벌였다.

이 시범사업들의 가치를 입증했으며, 운영진의 경험치를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2017년 12월 사회적협동조합 법인으로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았고, 지난해엔 인천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현재 직원 8명이 일하고 있다.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 스포츠 활동 장면.(사진제공ㆍM커뮤니티)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이 방치돼있다
아침돌봄, 저녁ㆍ주말돌봄으로 확대

M커뮤니티가 처음에 고민한 지역사회 문제는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이 방치돼있다는 것이다. 일찍 등교한 아이가 학교에 들어온 외부 사람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M커뮤니티 일부 아이가 아침에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M커뮤니티의 대표 사회서비스 사업인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는 여기서 시작했다.

이 사업은 학교에 일찍 오는 아이들을 모아 같이 운동하고 식사하는 돌봄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충분한 신체활동과 균형 잡힌 아침식사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M커뮤니티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참여 전후 신체 발달과 정서적 안정, 식습관 변화를 측정해 건강 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 프로그램엔 중위소득 120% 이하 가정의 초등ㆍ중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지역사회서비스 투자(바우처) 사업으로 국가가 비용의 80~90%를 부담하고, 나머지 10~20%(1만5000~3만 원)는 참여하는 아이들이 부담한다. 2013년 중구에서 시작해 현재는 동구ㆍ미추홀구ㆍ서구로 확대됐다.

이명선 대표는 “프로그램 참여 신청 대상을 중위소득 120%로 한 것은 일부 취약계층을 위한 선별적 복지보다는 더 많은 아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기 때문이다”라며 “아이가 일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도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자기부담금이라는 의무를 주고 서비스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 이용자로서 권리를 갖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사회복지사와 체육 강사를 채용해야한다. 따라서 프로그램 운영 학교가 늘수록 더 많은 일자리를 지역사회에서 창출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M커뮤니티는 아침 돌봄에서 그치지 않고, 저녁 돌봄(마을학교)과 주말 돌봄(골목길 놀이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침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저녁ㆍ주말 돌봄 또한 받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방치되는 아이가 없게 마을 안에서 사회안전망을 좀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 주변을 엮어 마을, 지역으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라며 “아침 돌봄 사업이 지자체 지원과 학교의 공간 제공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처럼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해 온 마을이 협력해야한다”고 말했다.

M커뮤니티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드림 업(Dream up)’ 진로 탐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진로검사ㆍ교육ㆍ체험 활동으로 이용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를 설계하게 한다. 또, 자녀 진로 지도 방법 등을 부모와 함께 논의하기에 학생과 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

중구 송월동 ‘품앗이 마을학교’에서 마을 책 만들기 활동을 하는 모습.(사진제공ㆍM커뮤니티)  

마을문화 건강해야 아이들도 잘 자라
주민 참여와 자치역량 강화가 지름길

M커뮤니티는 아이들을 마을에서 주민들이 함께 돌봐야한다는 생각과 함께 좋은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품앗이 마을학교’다. 마을 유휴공간에서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아이들 저녁 돌봄 사업인데, 영어ㆍ독서ㆍ요리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M커뮤니티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건강한 마을문화를 형성하는 데 참여해야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을 모아 ▲마을 책 만들기 ▲마을 주차 표지판 만들기 ▲인문학 수업 ▲마을 취약계층에 음식 나누기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일례로 송월동 달그락마을은 ‘품앗이 마을학교’를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송월초교 전교생이 360명인데, 교내 돌봄교실 40명과 지역아동센터 29명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방과후에 사교육기관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중엔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도 있다. 달그락마을 ‘품앗이 마을학교’에선 현재 아이 15명을 돌보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옆 마을에서도 마을학교 사업을 요청해, 동구 만석동과 송현동 등으로 번졌다. 마을학교가 늘어나면서 M커뮤니티는 ▲마을 커뮤니티 활성화 ▲마을 주민협의체 형성 ▲마을 교육사업 설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M커뮤니티는 또, 주말 아이들 돌봄을 마을에서 책임지자는 취지로 ‘골목길 놀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에 병원ㆍ놀이터ㆍ목욕탕 등이 사라지면서 동네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시작했다.

‘골목길 놀이터’는 마을 안팎에 거주하는 청소년 놀이지도사(골목대장으로 칭함) 50~70명이 골목골목마다 놀이부스를 차려놓고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진행하는 활동이다. 중구 송월동에서 답동공원까지 골목길에서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2~5시에 열린다.

이 대표는 “품앗이 마을학교 참여자가 ‘골목길 놀이터’에서 놀고, ‘골목길 놀이터’ 참여자가 나중에 골목대장이 되는 등, 마을 아이들의 역할이 선순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선 대표가 주민역량강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ㆍM커뮤니티) 

M커뮤니티는 주민자치 사업도 한다. 중구에 마을 커뮤니티 공간 ‘푸성귀’를 운영해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푸성귀’에 모여 마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실천한다.

이 대표는 “주민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은 문 밖에 잘 나오지 않는 현대인들을 문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사람들을 밖으로 나오게 해서 가벼운 관심사와 취미부터 나눈다. 그리고 안부를 묻고 질문하면서 주민들 간 연결고리를 만들어준다. 그 이후 주민들에게 마을 시설 중 수리할 곳은 없는지, 명절 때 마을 취약계층은 어떻게 지내는지와 같은 고민을 던져준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명절 때 마을 취약계층에 음식을 나누자는 의견을 내기도 하고, 수리할 곳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동구 만북마을 주민들이 이 과정을 3년째 밟고 있는데, 지금은 주민들 스스로 주민협의체를 만들자고 하거나 공동이용시설 공간 이용방안과 음식 나눔 행사와 같은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의견을 낸다. 이렇게 마을공동체가 형성되고 주민들이 서로 친밀해지니 마을잔치에 150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주민 역량 강화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아닌 타인과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주민들 스스로 나눔과 상생에 공감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라며 “도시재생사업을 단순히 건물을 허물고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개념이 아닌, 주민 역량을 강화해 주민 스스로 마을공동체를 가꾸는 방향으로 진행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중구 신흥동이 도시재생사업 지역으로 선정돼있다. M커뮤니티는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협업해 지난해부터 신흥동에 있는 신흥초교ㆍ송도중학교ㆍ인천여자상업고교 학생들에게 마을교육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어떤 것들이 개선됐으면 하는지 의견을 받고, 마을신문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도시재생사업으로 마을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사업으로 도시재생사업 정보를 모든 주민에게 잘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이해집단만 관련 정보를 얻게 되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사업예산을 사용하는 등, 또 다른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협동조합 M커뮤니티 외관.

‘사람중심ㆍ마을공동체’ 사회적 가치 추구
정부ㆍ지자체, 사회서비스 기업 육성해야

이 대표의 경영철학은 ‘사람 중심’이다. 그는 “어떤 사업을 하든지 사람을 남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며, 돈만 보다가 결국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목적이며, 그 뿌리를 잊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계속 추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치관과 목적 덕분인지, M커뮤니티를 처음 만든 이사 5명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조합원들도 그런 가치관으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M커뮤니티는 직원들 간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들은 조합원으로서 모두 동등한 의결권을 가지며, 사업을 벌일 때마다 그 사업의 장점과 단점, 영향, 사회적 가치를 충분히 논의한 후 선택하고 진행한다.

사회서비스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는 “정부에서 사회서비스 사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을 더 발굴하고 키워야한다”며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정부와 지자체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질 좋은 사회서비스 제공을 지속하려면 재원이 담보돼야한다. 그 지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M커뮤니티처럼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더 많아져야 아이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래서 앞으로 사회서비스 사업을 많은 곳에서 좀 더 쉽게 벌일 수 있는 보편적 매뉴얼을 만들어 사회서비스 기업을 늘리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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